매거진 좋으니깐

왓챠 일드추천 <dele>
: 망자의 데이터를 지웁니다

ディーリー 디리

by Helen



2018년作 <dele ディーリー>

야마다 타카유키, 스다 마사키, 아소 쿠미코 출연

드라마/미스터리 장르

왓챠 평균 별점 3.9 (최근 한 달간 시청률 상위 5% 작품)


요네즈 켄시 노래를 듣다 보니 스다 마사키를 알게 되고,

어쩐지 익숙하다 했더니 스다 마사키는 은혼 실사판 신파치역 배우였고,

이건 무슨 갭 차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관심 끝에 보게 된 디리.


일본 대세 배우답게 왓차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많았지만

디리가 그중 가장 눈에 띄고 내 취향에 맞을 것 같아 선택했다.

그리고 역시 순식간에 에피소드 8개를 봤다. 에피소드가 적어 아쉬웠지만

디리는 호흡이 짧아 더 매력 있고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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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소재

특색 있는 사연

: 스토리


디리는 죽은 사람의 디지털 디바이스 데이터를 지워주는 회사이다. 정확한 회사명은 <dele.life> 고객들은 살아생전 미리 계약을 하고, 디리에선 사망 사실 확인 후 데이터를 삭제한다. 디리와 연계된 디바이스가 일정 시간 동안 작동하지 않으면 전용 노트북으로 알림이 오는 시스템이다.


이야기는 마시바 유타로(스다 마사키)가 디리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죽은이의 숨기고 싶은 데이터를 지워준다는 소재 자체는 매우 심플하다. 하지만 매 에피소드마다 던져주는 시사점은 다양하다.


왜, 데이터를 지우고자 했는가


케이(야마다 타카유키)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망설임 없이 지운다. 뭐가 들어있을까? 궁금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타로는 고객을 위해서, 때로는 남은 자들을 위해서 데이터를 확인하고자 한다. 사망 여부를 확인하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봤기 때문이다. 상냥한 유타로의 마음은 케이를 설득한다. 케이는 타인이 감추고자 했던 진실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비밀을 감당할 자신이 있어?" 케이에게 디리는 죽은 자들이 '남고 싶은 모습'으로 남게 해주는 곳이다.


사람은 누구나 비밀이 있다. 죽은 사람은 더 이상 그 비밀에 휘둘리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디리에 자신의 비밀을 맡긴다.


각 에피소드는 한 회분량으로 칼 같이 마무리된다. 50분 분량 안에 기승전결이 모두 들어가 있다. (물론 어물쩍 넘어가는 부분들도 눈에 보인다.) '사망 확인 - 데이터 지우기'라는 고정된 틀 안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지루하지 않다. 사연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간간히 섞인 메인 캐릭터들의 과거도 궁금증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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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성격

그러나 최고의 콤비

: 캐릭터


많은 사람들이 디리의 강점으로 극과 극 성격을 가진 주인공들의 케미를 꼽는다. 디리의 사장 사카가미 케이지(야마다 타카유키)는 차갑고 냉철한 성격을 갖고 있다. 학창 시절 원인모를 병으로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장애인이며 프로그래머다. 마시바 유타로(스다 마사키)는 반대로 낙천적이고 마냥 해맑은 캐릭터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이 상상되지 않을 아픈 과거가 있다. 케이의 누나가 유타로를 디리에 소개한 이유는 유타로로 인해 케이가 상냥한 마음을 갖길 바라 서다. 그 바람대로 유타로는 주워온 고양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고객들 사연에 일절 관여하지 않던 케이지만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유타로 덕에 자신의 능력(대부분 해킹)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냉온(冷溫) 캐릭터 조합을 좋아하면 분명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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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연출

균형 있는 무드

: 연출


죽음을 다루지만 그리 무겁지 않은 연출이다.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도 않다. 미스터리 장르의 분위기가 적당한 균형을 맞춰준다. 개인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드라마는 좋아하지 않아 디리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특히 눈여겨봤던 연출은 빛이다. 숨겨 놓은 비밀처럼 고객들의 방은 쓸쓸하고 어둡다. 그 영역에 유타로가 들어와 커텐을 열면 따뜻한 빛이 새어 들어온다. 뻔한 연출이지만 어쩐지 마음에 남는다. 영상 색감 영향인지 몇몇 장면들은 영화 같다.


배경이 되는 장소가 매회 달라지기는 하나 메인 장소가 지하 사무실이라서 배경이 좁게 느껴지기도 했다.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하지만 8화로 마무리되는 짧은 이야기라 굳이 넓을 필요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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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니

기억에 남는 화

: 에피소드 네 번째


왓챠 평을 읽어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화로 3화와 7화가 많이 언급된다. 나도 3화와 7화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두 번 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화는 4화다. 일단 초등력이라는 영적인 능력을 다룬 것이 신기했고, 유타로가 케이를 엎는 장면도 좋았다. 결말은 씁쓸하고 답답하다. 스포라 이야기할 수 없지만 디리는 어쩔 수 없는 오묘한 인간 내면을 참 잘 짚어낸다.



https://www.youtube.com/watch?v=0q4S39B5EEY

한국 케이블에서 만든 홍보영상인데, 본 드라마 분위기랑 다르다. 이렇게 긴장감이 있진 않다.


최근 가장 재밌게 본 콘텐츠라 꼭 한 번 소개하고 싶었다. 브런치에선 dele를 검색하면 스페인어 능력시험 글만 나와서 아쉽기도 하고!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고 요즘 볼만한 콘텐츠가 없어 헤매고 있었다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콘텐츠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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