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냉장고도 비우며 삽니다

by Helena J

벌어오는 마음보다 쓰는 손길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오늘도 나는 텅 빈 냉장고를 마주하며 기분 좋게 집을 나선다.


누군가는 냉장고가 비어 있으면 마음이 허전하다지만, 나에게 이 빈 공간은 새롭게 채워질 '설렘'이자 내 일상을 오롯이 내가 보살피고 있다는 안도감이다.


식재료가 가득 쌓여 무엇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시간을 보내는 대신, 딱 우리 식구가 일주일 동안 맛있게 먹을 만큼만 사서 신선하게 비워내는 삶.


그것이 내가 선택한 '야무진 살림'의 시작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만의 지출'


세상일이 다 내 마음 같지 않고 수입을 늘리는 것도 내 뜻대로만 되지는 않지만, 내가 어디에 어떻게 내 소중한 돈을 쓸지는 오로지 나의 선택이다.


그래서 나는 올해 스스로와 약속 하나를 했다. 바로 '신용카드와 작별하고 직불카드랑 단짝 되기'이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썼던 신용카드는 결제하는 순간의 고마움을 잊게 만들곤 했다. 하지만 내 통장의 잔액 안에서만 움직이는 '직불카드'는 나에게 돈을 대하는 정성스러운 마음을 선물해 주었다.


카드를 낼 때마다 전해지는 기분 좋은 책임감을 느끼며, 나는 비로소 내 지출의 주인이 되었다는 확실한 행복을 누린다.


발품 팔아 만난 마트의 보물들


단순히 돈을 안 쓰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우리 세 식구가 부족함 없이, 아니 그 누구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정성을 들인다.


이번 장보기에서는 무려 4곳의 마트를 다녀왔다. 각 마트마다 유독 신선하고 착한 가격의 식재료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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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번거롭다고 할지 모르지만, 직불카드 한 장을 들고 부지런히 움직여 알찬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을 때의 뿌듯함은 참 달콤하다.


"버는 것보다 쓰는 솜씨가 더 중요하다"는 그 믿음을, 나는 장바구니에 담긴 싱싱한 채소와 고기를 보며 조용히 증명해 낸다.


작지만 단단한 짱양의 일상


집으로 돌아와 사 온 재료들을 다정하게 손질하고 소분한다.


작은 냉장고지만 그 안에는 낭비 없이 꼭 필요한 것들로만 정갈하게 채워져 있다. 이제 일주일 동안 이 재료들로 따뜻한 밥상을 차려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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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대신 직불카드를 선택하며 시작된 나의 '자기 주도형 살림'. 이 작은 변화가 가져온 것은 통장의 숫자만이 아니다.


내 삶을 내 손으로 직접 다독이며 꾸려가고 있다는 자존감, 그리고 소박한 하루에서 찾아낸 평온함이다.


오늘도 나는 짠내 나는 일상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마음의 풍요로움을 배운다.


영상으로 만나는 짠내짱양의 살림일기

https://youtu.be/QG8Jo7PDeZQ?si=I-Y7mfmiJJJ-53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