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양이 제안하는 작은 지출 잡는 단정한 살림 팁
마트 계산대 앞에서 영수증을 받아 들 때마다 당황스러웠다.
카트에는 물건이 얼마 들어있지도 않은데, 금액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생활용품 코너를 지날 때면 더욱 그랬다.
어느샌가 식료품보다 생활용품 비용이 더 많이 나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주방 세정제, 다목적 클리너, 각종 물티슈까지.
편리함을 위해 하나씩 카트에 담던 습관이 쌓이고 쌓여 제법 큰 지출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생활용품 코너를 그냥 지나친다. 내게 맞는 스프레이를 찾았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가장 골치 아픈 존재는 단연 기름때다.
요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가스레인지 주변, 캐비닛 표면, 후드 곳곳에 얼룩이 생긴다.
시판 세정제로 닦으면 깨끗해지긴 하지만, 그만큼 빠르게 소진된다.
전자레인지도 만만치 않다.
손때, 음식 튄 자국, 라면국물 튄 얼룩까지. 특히 사발면이나 국물 요리를 데우고 나면 안쪽 벽면에 달라붙은 얼룩을 빡빡 문질러야 했다.
시판 물티슈로 닦으면? 세제 얼룩이 남아서 오히려 더 지저분해 보였다.
동태탕을 끓인 날이면 더 심각했다.
주방 세제로 싱크대를 깨끗이 닦아냈는데도, 주방에 들어서면 코를 찌르는 비린내가 가시지 않았다.
고무장갑에도 냄새가 배어 불쾌했다.
한 건강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은 내용을 봤다.
식중독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식품이 육류나 해산물이 아니라 채소와 과일이라는 것,
그리고 물로만 씻은 양배추에는 세균이 득실거리지만 식초물에 10분만 담가도 식중독균이 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식초 속 아세트산 성분이 살균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날부터 나는 장을 보고 온 날, 야채와 과일을 식초 희석물에 10분 정도 담갔다가 깨끗이 헹궈 냉장고에 보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식초와 물을 1대 1로 섞은 스프레이를 만들어 주방 청소에 사용하게 되었다.
빈 스프레이 용기에 식초를 반 이상 넉넉히 붓고, 물을 채운다. 이게 전부다.
가스레인지 주변의 기름얼룩 한 번 뿌리고 닦으면 깨끗하게 사라진다.
캐비닛의 기름때도 마찬가지다. 전자레인지 표면의 손자국과 얼룩도 세제 자국 없이 반짝반짝 닦인다.
내부의 라면국물 튄 자국도 뿌리고 닦으면 금방 지워진다.
게다가 살균 효과 덕분에 전자레인지 특유의 음식 냄새, 라면 냄새까지 제거된다.
후드는 매일 사용하니 기름때가 쌓이기 마련인데, 키친타월에 식초 스프레이를 뿌려 닦아주면 깔끔하게 정리된다.
장류를 이용한 요리를 자주 하는 우리 집은 벽에 고추장, 된장 얼룩이 자주 튄다.
물걸레로는 잘 닦이지 않던 얼룩도 식초 스프레이를 뿌리면 빡빡 문지르지 않아도 깨끗이 지워진다.
그 골치 아프던 싱크대 비린내는?
동태탕을 끓인 후 싱크대와 고무장갑에 뿌려두면 냄새가 사라진다. 정말 마법 같다.
아침에 아이들이 운동하고 돌아온 신발.
현관에 어지럽게 벗어놓은 운동화에서 풍기는 냄새도 식초 스프레이 한 번이면 해결된다.
발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바디워시 대신 비누를 사용하는 것도 작은 변화였다.
16개 한 세트 가격이 바디워시 한 통과 비슷한데, 바디워시는 한 달이면 다 쓰지만 비누 한 세트는 거의 1년을 쓴다.
피부 타입에 맞는 좋은 비누를 선택한다면, 생활용품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생활용품 절약의 핵심은 더 싸게 사는 게 아니라, 덜 사는 것이었다.
각각의 단가는 비싸지 않아도 자주 구입하다 보면 어느새 큰 금액이 된다.
식초 스프레이 하나로 주방 세정제, 다목적 클리너, 물티슈, 탈취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면?
구매 횟수가 줄어들고, 집은 덜 복잡해지고, 지갑은 두둑해진다.
주부로서의 미니멀리즘은 거창한 게 아니다.
주방에서 눈뜨고 잠들 때까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고 덜어내는 것.
그 시작이 식초 한 병이었다.
오늘도 나는 식초 스프레이 용기를 들고 주방을 닦는다. 알게 모르게 많이 사용했던 생활용품들을 생각하며,
이제는 생활용품 코너를 그냥 지나친다.
카트는 가벼워졌고, 마음도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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