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lena J May 28. 2023

이런 아이들의 부모님께서 감사의 글을 보내시더라고요

얼마 전 ECE Appreciation day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스승의 날 같은 것인데 데이케어 근무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입니다. 


우리 원은 이메일을 통해 부모님으로부터 감사의 글을 받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받아보는 감사의 글은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근무하는 저의 직업에 대한 뿌듯함을 더욱 느끼게 해 주어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저는 만 3세부터 5세까지의 8명의 아이들과 함께 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부모님들로부터 받은 편지를 제 교실의 한 곳에 붙여놓은 후 종종 들여다보다가 문득 이렇게 정성스러운 글을 남겨주신 부모님들의 아이들의 공통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과의 시간을 보내다가 처음으로 교육기관에 다니기 시작한 아이들.

그런데 그 시작이 평범하지 않았던 아이들이었습니다. 

만 3세 전에 토들러반(18개월~만 3세)에서 적응기간을 가지면서 정말 많은 시간을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였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떤 아이나 다 그 적응기간이 있습니다. 일정기간을 거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원생활에 적응하게 잘 지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지만 유독 많이 울고 적응기간이 긴 아이들이 있습니다.


Adina라는 여자아이는 이제 2년 10개월입니다. 이 아이는 토들러에 있는 몇 개월 동안 매일 울기만 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아이가 그렇게 몇 개월을 지치지도 않고 울 수 가 있었을까요? 

이 아이가 프리스쿨반으로 일찍 이동을 했을 때(2년 6개월 때) 우리 반은 아니었지만 그 아이들 처음으로 바깥놀이 시간에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I wanna go home!(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반복해서 울면서 말하던 아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이 아이가 신입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적응기간을 가지는 중인 줄 알았습니다. 


Adina는 저와 처음 만난 그날 이후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바깥놀이 시간에 계속해서 볼 때마다 같은 말만 되풀이하였습니다. "I wanna go home!(집에 가고 싶어요!)" 그리고 계속 울기만 하였습니다. 


Adina의 프리스쿨반 교사가 매니저에게 말을 하여 Adina를 우리 반으로 이동을 시켰습니다. 자신은 Adina가 하루종일 울면서 같은 말만 반복하기에 두통이 생겨서 감당이 안된다면서요. 그러면서 Adina가 저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Adina는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 반에서 아주 잘 지냈습니다. 집에서도 배변훈련을 못하고 있었는데 우리 반으로 이동한 그 첫날부터 이 아이는 하루종일 기저귀에 소변을 보지 않고 변기에 소변보기를 너무도 잘하였습니다. 지금은 기저귀를 뗀 지가 한참이나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웃으면서 등원을 합니다. 


Adina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원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아이는 매일 울기만 하고 잘 놀지 못하고 하원을 해서는 집에서는 부모님에게 고집을 부리며 늦은 시간까지 잠도 안 자려고 하면서 힘들게 하였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냈기에 자신의 아이는 무엇이 문제인가 참 고민이 많으셨는데, 아이가 이렇게 잘 지내는 것이 신기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낮잠을 자는지 물으셨습니다. 우리 반에서도 Adina는 낮잠을 잘 자는데 대신 하루종일 아이가 놀이를 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많아서인지 저녁에 집에서도 잠을 잘 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저녁에 잠을 잘 자기에 낮잠을 안 자는지 궁금하였다고 하셨습니다. 

Adina 말고도 다른 아이도 토들러반에 처음 적응 시 정말 많이 울었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쉬었다가 반을 바꾸어 2년 6개월이 되었을때 우리 반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독 평범하지 않은 적응기간을 보냈던 아이들의 부모님께서 진정 어린 감사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이분들이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리건 아니면 크건 상관없이 평범하게 하루하루 일생을 보내고 있다는 것은 부모로서는 정말로 감사할 일입니다. 


출근길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거리에 나와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나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저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참 행복하겠다. 


내 아이들은 학교 등교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Covid-19 때문에 학교에서 실시한 온라인 교육이 그 시발점이 되었고 학교로부터 무료로 받은 개인 크롬북을 아이가 소지하면서부터 우리 가정의 불화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지난 2년이란 시간 동안은 우리 가정엔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없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의 말과 행동을 주고받으며 지난 2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개인 크롬북을 가졌기 때문에 온라인 중독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내 아이들의 경우는 스스로의 통제 능력이 부족한 그 유전적 영향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집에는 와이파이가 없습니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버리는 아이들을 바깥세상으로 내보내기 위해 와이파이를 해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으로도 얼마든지 동영상을 밤새어가며 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어이없을 뿐입니다.


맹모삼천지교;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에게 훌륭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세 번 이사하는 것


와이파이와 함께 온라인 세상이 세상이 시작되면서부터 맹모삼천지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세계 어디를 가든지간에 온라인세상으로부터 그들만의 세상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아이들을 반 강제적으로 캠핑을 데리고 다닙니다. 아이들에게 바깥세상 자연과 함께 하는 세상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 주고 심신의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우리 가정에도 조금씩 평화로움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더 이상 아이가 학교를 가고 안 가는 것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비해 이제 겨우 만 17년 살았습니다. 학교교육은 아이의 정신이 온전히 깨었을 때 아이 스스로의 의지로 시작할 때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 문제에 대한 저의 생각과 마음은 예전처럼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앞으로 혼자 살아갈 아이를 온전하게 독립시켜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아이들이 평범하게 적응 잘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그리고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면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일상을 잘 보내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누구나 다 그렇게 살고 있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들일 것입니다. 


만약 내가 내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아침에 등교준비해서 학교 잘 다녀왔음을 하루를 열심히 살았음을 말로써 언급하고 칭찬하는 말을 꾸준히 해주었다면, 내 아이들은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 스스로도 자신은 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는 아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잘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 스스로 자아가 바로 서지 않은 채로 성장하면 부모가 아무리 좋은 환경을 주려고 노력하고 많은 것을 배우게 하려고 노력했어도 스스로 무너지는 순간 모든 것이 허망하게 무너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패와 그로 인한 후회로 인해 배우는 것이 인생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을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부모들에게 그 평범함이 얼마나 감사함인지를 말하고 싶음입니다.


https://youtu.be/a2Vr2fhQXVc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