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만들며,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살아간다
요즘 저희 아파트에 이웃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SNS가 생겼어요. 한 이웃분께서 페이스북에 그룹을 만들어 주셨고, 아는 분의 초대로 저도 가입하게 됐지요. 이 아파트가 새로 지어진 지 1년 정도밖에 안 돼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사 온 지 1년이 채 안 됐거든요.
지금은 가입한 분들이 16명 정도인데, 그분들 모두를 잘 아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커뮤니티 가든을 통해 알게 된 이웃분들이나, 이제 막 가든을 시작하려는 분들과 친구 신청을 하면서 조금씩 인연을 넓혀가고 있어요. 캐나다에 와서는 페이스북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이웃들과 친구가 되니 서로 사는 이야기도 엿보고, 포스팅에 ‘좋아요’도 눌러드리면서 마음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요즘은 정말 SNS가 자기 PR의 시대라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친구가 된 이웃분들 중에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시는 분들도 눈에 띄더라고요. 한 분은 ‘Lazy Yoga’라는 이름으로 숨쉬기나 명상 같은 간단한 요가 동작을 소개하시면서 꾸준히 자신을 알리고 계셨어요. 요가 강사로 새롭게 준비 중이신데,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를 계획하고 계시다고 하더라고요.
또 다른 분은 아주 짧고 강렬한 메시지로, 약간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계셨어요. 예를 들면, “당신들은 험담이나 하세요. 저는 제 비즈니스에 집중할 테니까요.” 이런 식의 짧은 영상에 광고까지 붙어 있어서, 아마 부수입을 위해 활동하시는 것 같았어요.
특히 그분은 체중 감량에 성공하신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가족과 친구, 이웃 모두가 함께 보는 공간에 위아래 속옷만 입은 사진도 과감하게 올리셨더라고요. 솔직히 처음엔 좀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그걸 또 당당하게 올리시는 용기가 대단해 보였어요.
저도 유튜버로서 꾸준히 제 영상 링크와 관련 사진들을 올리고 있어요. 요즘도 계속 어떤 주제로 영상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고요. 언젠가는 제 주변 친구분들도 제 영상을 관심 있게 봐주시고, 클릭해서 시청해 주시는 날이 오면 참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저와 비슷한 시기에 유튜브를 시작했던 분이 구독자 50만 명을 달성하셨다는 소식을 보게 됐어요. 그분 채널을 처음 알게 됐을 땐 구독자가 3만 명 정도였거든요. 그때는 솔직히 영상이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다시 들어가 보니 영상미도 훨씬 세련되고 깊어져 있더라고요.
반면에 제 채널은 조회수가 잘 나오지 않고, 올린 영상들도 대부분 인트로 부분에서 시청이 끝나버리기 일쑤예요. 몇 번이나 주제를 바꿔봤지만, 아직도 구독자 수는 100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요. 가끔은 영상을 올리고 나면 오히려 구독자가 줄어드는 걸 보면서 마음이 참 많이 쓰이고, 상처도 받곤 해요.
영상 하나를 완성하려면 촬영보다 편집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다 보니, 생활 패턴도 흐트러지곤 해요. 운동하던 시간도 놓치고, 아이들에게는 저녁을 대충 알아서 챙겨 먹으라고 할 때도 있고요. 또 편집에 몰두하다 보면 새벽 1시가 훌쩍 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날도 많아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왜 2년째 이걸 계속하고 있을까?”
그 순간 마음속에서 조용히 이런 답이 들려오더라고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야.”
거울보다 더 솔직하게, 저는 영상 속에서 저 자신을 마주해요.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말투로 대화하고 있는지, 편집하는 과정 속에서 누구보다도 깊게 저 자신과 마주 서게 되지요. 가끔은 변해가는 제 모습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완성된 영상 속에서 저는 현실의 저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 모습에서 묘하게도 마음의 평안을 느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영상을 찍으면서 제 생활공간도 많이 바뀌었어요. 평소에도 정리하고 청소하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영상에 비치는 공간은 조금 더 아름답고 단정하게 보이고 싶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필요한 것들만 남기고, 최소한으로 공간을 정리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집안 분위기도 더 따뜻하고 포근하게 바뀌었어요.
어쩌면 저는 영상 속에서, 그리고 이 작은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조금씩 더 나은 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