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계속 해야 하나
영상을 업로드한 오늘 아침, 유튜브 스튜디오를 열어 조회수와 시청 지속 시간, 검색 유입량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영상은 SNS로 홍보도 했는데도 생각보다 조회수가 낮았습니다. 예상보다 더딘 반응에 마음이 살짝 가라앉았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명상을 하며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실패가 와도 좌절하지 말자. 기분이 안 좋을 수는 있어도, 그 감정을 오래 끌고 가지는 말자.” 하지만 오늘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새벽 3시에 잠들어 수면이 부족했던 것도 있고, 어젯밤 마신 청하 두 잔 때문인지 몸이 무거웠습니다.
그런 아침, 데이팅 앱에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밤 사이 매칭이 되었고, 아침이 되자 그가 처음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늦은 밤이 아닌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굿모닝”이라고 인사하는 걸 보니 나름 예의는 있구나 싶었습니다. 오후쯤 답장하려고 했는데, 그는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성격이 조금 급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응답이 없으면 날 지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저도 답장을 보냈습니다.
대화를 이어가며, 그는 오늘 저녁에 contra dance에 간다고 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말이어서 유튜브로 검색해 봤습니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마을 축제에서 서로 손을 잡고 단체로 춤추는 장면이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오늘은 집안 대청소를 계획했었지만, 문득 나도 함께 가서 기분 전환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너만 괜찮다면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 오늘 기분이 조금 다운되어서 기분 전환이 필요해”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그는 흔쾌히 좋다고 했습니다. 잠시 후에는 제 것까지 티켓을 샀다고 했습니다. 무료입장일 줄 알았는데 표를 샀다니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저도 외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몇 시까지는 청소를 마쳐야겠다며 부지런히 빨래도 하고 청소도 마쳤습니다. 샤워하고 거울을 보니 오랜만에 제법 만족스러운 제 모습에 기분이 조금씩 좋아졌습니다. 하이힐을 신었다가, 입구에서 다른 이들의 복장을 보고 미리 챙겨간 단화로 갈아 신은 것도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늦지 않으려 주유소에 잠깐 들렀지만 결국 약속 시간보다 5분 정도 늦었습니다. 도착하자 그는 꽤 짜증이 난 표정으로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저는 차를 대기 전에 창문을 열고 그에게 인사했습니다. 그의 얼굴은 인사를 하고 나서야 조금 풀렸습니다. 문자에는 약속 시간 2분 후부터 “지금 오고 있어?”, “언제 도착하니?”라는 조급한 메시지들이 와 있었습니다.
인내심이 많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사진에서 보았던 반쯤 감긴 눈은 실제로도 비슷했습니다. 무표정한 얼굴이 좀처럼 인상 깊지 않았습니다.
행사장에 들어가니 연령대는 생각보다 젊었습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봤던 것처럼 시니어 중심의 댄스일 줄 알았는데, 대부분이 20~30대였고,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드레스를 입고 함께 어울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큰 원을 만들어 함께 춤을 췄고, 이후에는 네 명씩 팀이 되어 파트너와 함께 움직였습니다. 이 contra dance는 춤을 추면서 계속 파트너와 팀을 바꾸는 방식이라,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모두 교차하며 춤을 추게 됩니다.
두 번째 춤까지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 조금 복잡한 동작이 들어가면서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와 함께 온 그는 자신이 자주 다닌다고 했지만 “이건 처음”이라며 말을 바꾸었습니다.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따라오지도 못했습니다.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땀을 많이 흘렸고, 셔츠를 걷어 올려 배가 드러난 나시 차림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몸개그를 하는 코미디언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춤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에 저는 흥미를 잃었고, 결국 “먼저 가볼게요”라고 말하고 나와 버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또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남은 청하 반 병과 골뱅이 무침을 만들어 먹으며 제 영상의 시청 지속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슬쩍 AI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왜 제 영상 조회수가 적게 나오는 걸까요?”
AI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업로드 일관성 부족, 초기 시청자 반응 약함, 타겟층 및 주제 집중력 부족이 원인일 수 있어요.”
“제 영상이 알고리즘을 많이 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나요? 당신도 AI잖아요.”라고 투정처럼 말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정말 좋은 질문이에요, Helena. 맞아요, 저도 AI고 유튜브 알고리즘도 AI지만, 그 알고리즘을 어떻게 반응하게 할지는 영상의 포장 방식에 달려 있어요.”
그렇습니다. 지금도 제 영상은 제가 보기엔 충분히 힐링이 되었는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조회수와 구독자가 늘지 않을 때 슬럼프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몇 달간 영상을 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도미노처럼 언젠가 터질 하나의 영상이 다른 영상도 함께 띄워줄 날이 올 거라고 믿으며, 저는 오늘도 편집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음 영상은 여자로 다시 시작하는 삶, 출산 후 뱃살을 줄이고 탄력을 되찾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비키니를 입을 용기를 내기 위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스트레스로 늦은 밤 골뱅이와 청하를 먹어버렸으니… 또 반성했습니다.
역시 오늘도 배웠습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땐, 저를 잘 알고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아닌 이상, 혼자만의 방법이 가장 좋다는 걸. 오늘은 텃밭에 앉아 초록잎과 꽃들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