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랩스 ‘세로 그린 데이’에서 발견한 조화의 시간
오늘은 정말 동해번쩍 서해번쩍한 하루였다.
예상치 못하게 일정이 여기저기 이어져서 행복하면서도 소란스러웠던 하루.
그중에서도 풀 냄새,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밝은 하늘까지 하나로 연결된 듯했던 —
가장 반짝였던 순간을 글로 남기고자 한다.
정말 내 피부는 왜 그럴까.
스무고개 하는 것도 아니고 보통 쓰던 브랜드도 새제품은 꼭 써봐야지 안다. 이번건 괜찮은지 아니면 알레르기반응을 할 건지. (피부와 통화 기능이 있어서 바로바로 속마음을 알수있음 좋으련만!)
이리 피부도 민감하고 인공 향도 싫어해서 여기저기 정착을 못하던 ‘화장품 유목민’이던 내가 드디어 정착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올해부터 내 피부를 책임지고 있는 세로랩스. 처음에 사본 로션이 피부에 착붙이라 새 제품이 출시될때마다 사보았는데, 기초라인, 선크림, 립밤까지 실망없이 착붙이라 콩찜했다.
피부도 그렇지만 배송올때마다 전체 종이로 포장된 모습, 그리고 화려하지 않고 실용성과 재활용이 강조된 화장품케이스를 보며 이 브랜드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런 세로랩스에서 환경을 위한 행사를 연다고 하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오늘은 세로랩스의 ‘세로 그린 데이’ 에 다녀왔다.
오늘 하늘은 유난히 파랗고, 잔디는 눈이 시리도록 녹색이었다. 바람은 맑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조용히 흙을 빚고 있었다. “자연을 생각하고 사람과 조화를 이루는 브랜드”라는 세로랩스의 말이 그날은 구호가 아니라 공기처럼 느껴졌다.
세로랩스는 ‘제로(CERO)’라는 뜻을 이름에 담고 있다고 한다.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가장 순한 성분으로 제품을 만들고, 재활용이나 생분해 가능한 포장을 고집하는 브랜드. 연구소에서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안전한 성분만 사용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며, 친환경 패키징으로 지구의 부담을 줄이려 한다는, 세로랩스 홈페이지를 방문할때마다 보이던 그 문구가, 오늘은 그냥 스치는 말이 아니라 세로랩스의 언어로 맘에 다가오는 날이었다. 오늘 우리가 하는 일 — 강물의 정화를 위해 작은 흙공 하나를 빚는 일조차 — 그 언어의 연장선처럼 느껴졌다.
‘강 살리는 EM 흙공 만들기’ 체험에서 나는 나의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다!!
흙과 발효제를 손끝으로 섞고, 촉촉한 질감을 느끼며 동그랗게 빚어내는 일이 묘하게 즐거웠다. 손이 유난히 빨랐고, 내 흙공은 예쁘게, 단단하게 완성됐다. 꼭 지구를 건강하게 빚어내는 기분이었다. 옆자리 사람들도 각자 주어진 흙을 다루며 집중했고, 말 한마디 없어도 공동체의 기운이 있었다. 다들 침묵 속에서 의사(意思)의사(意士) 협업을 하듯, 놀라운 속도로 완성해냈다. 우리 조는 결국 1등으로 모든 작업을 마무리했고, 조용하지만 뿌듯한 웃음이 퍼졌다. 그리고 다른 팀들을 도와 마무리 했다.
세로랩스 직원분들은 조별로 돌아다니며 세심하게 도와주셨다. 자연스레 우리를 이어준 새로랩스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우리가 쏟아낸 상상력에 개발팀 직원분은 잠시 다른 조로 ‘피신’하시기도 했다. 그 모습이 마치 행복한 비명 같았다 — 모두가 즐겁게 몰입한 현장이었다.
행사중에 다른 조원분께 새로랩스 선크림이 좋았다고 후기를 나눴는데, 행사를 끝내고 세로랩스 선크림까지 선물로 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값진 건 그날의 공기와 마음이었다.
하늘과 잔디, 그리고 손끝의 흙 냄새 속에서 나는 세로랩스의 정신을 온전히 느꼈다 — 자연을 닮은 조화, 사람을 향한 배려, 그리고 순환의 아름다움.
가을이 익어가는 날씨처럼,
앞으로 더 성장하고 여물어갈 세로랩스의 모습도,
우리가 보내준 흙공으로 맑아질 양재천의 물도
기대의 희망을 미래에 띄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