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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붓질

by Helen

커피 잔을 그리며 첫 붓질을 한 이후 한동안 붓을 들지 못했다.


커피잔 다음 진도가 머그잔이었는데 왠지 난이도가 높아 보여서 주저하게 되었던 것.

나는 실수를 두려워하는, 그러면서도 불완전하기 그지없는 어설픈 완벽주의자니까.


하이테크펜이 아니라 연필로 그려 볼까도 생각했다.

지우개로 지울 수 있으니 실수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연필로 그리면

내가 느끼는 쓸데없는 두려움과 불안감 앞에 굴복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실수하면 다시 그리면 되는 것이다.

엉망인 그림으로 종이가 가득 차면 페이지를 넘기고 새로운 백지에 그리면 그만인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드로잉북을 펼친 다음 두 번째 붓질을 시작했다.



막상 시작하고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하다. 도전하기 전에 느꼈던 불안과 두려움이 무색할 지경이다.


인생 사는 것도 똑같다. 안 해보면 모른다.

(그래서 최근 태어나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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