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역량 기반 서베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렸는데요 이제 직무분석 기반 서베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1. 서베이 항목, Task 도출하기
역량 기반 서베이에서의 질문항목은 "역량"이었지요? 직무분석 기반 서베이에서는 "Task(과업)"가 질문항목이 됩니다. 교육체계가 DACUM으로 개발되었다면 Job Model이 만들어져 있을 것입니다. 그 Job Model에 포함되어 있는 Task를 활용해서서베이를 구성하면 편리합니다. 교육체계가 DACUM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서 Job Model이나 Task 분석 자료가 없을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럴 때는 인사부서에서 가지고 있는 직무기술서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제 경험으로 봤을 때 인사부서 자료는 업데이트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현장의 실제 업무와 차이가 있더군요.(인사부서가 게으른 탓이 아니라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약식으로라도 고성과자 워크숍을 실시하는 등 추가적인 보완 작업을 해서 최대한 현장의 실제 업무와 가까운 Task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무분석의 핵심은 As-Is 니까요.
2. 직무분석 기반 서베이 설계
직무분석 기반 서베이를 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설계방식은 Task별 '업무중요도'와 '교육필요도'를 묻는 방식입니다. A라는 Task가 업무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교육이 필요한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비교하면서 체크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아래 예시는 역량기반 서베이의 예시와 마찬가지로 '감사(Audit)'업무에 대한 직무분석 기반 서베이의 일부인데요, 구글폼이나 네이버폼으로는 디자인을 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엑셀로 만들어서 배포했던 실제 자료입니다.
[직무분석 기반 서베이 예시]
3. 직무분석 기반 서베이 결과 분석
위와 같은 서베이에서는 두 가지 항목별로 결과 데이터가 나오게 되는데요, 역량 기반 서베이와는 달리 두 항목 간 GAP을 도출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업무중요도와 교육필요도 항목은 차원이 다른 항목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서베이의 결과를 분석할 때에는 두 가지 항목 모두 특정 점수 이상으로 나오는 Task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에 집중합니다. 척도에 따른 적절한 기준점을 결정한 후 교육 필요도와 업무중요도 모두 그 기준점 이상인 Task를 찾아내는 것이지요. 아래 예시의 경우 점 하나하나가 서베이 항목, 즉 Task에 해당되고요, 7점 척도 기준 두 가지 항목 모두 5점 이상인 Task가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표현된 그래프입니다.
혹시 업무중요도가 높으면 교육필요도도 당연히 높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 계시나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실제 서베이를 해 보니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꽤 있더군요. 홍보(PR) 관련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직무분석 서베이를 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Task 중 '기자 접대하기'가 있었는데요 서베이 결과 '기자 접대하기' Task는 업무 중요도는 매우 높게 나온 반면 교육 필요도는 아주 낮게 나왔습니다. (위 그래프 중 2분면에 해당) 기자를 접대하는 업무는 제가 생각해도 교육으로 가르치기에는 살짝 거시기한 Task일 것 같긴 하더군요.
[참고] 학습자 분석
Analysis 단계에서 하는 일 중 제가 다루지 않은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학습자 분석입니다. 이를 따로 다루지 않은 이유는 Analysis 단계에서 교육 수강 대상자가 확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Analysis 단계에서 교육 수강 대상자가 어느 정도 확정되어 있다면 그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해서 그 결과를 Design에 반영하면 Best입니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는 것이지요. 제 경험으로 보면 교육 수강 대상자는 Implementation 직전에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교육과정 개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에서 교육 수강 대상자가 결정되면 그들을 대상으로 교육 참가 전 사전 서베이를 실시하곤 합니다. 그 결과를 강사에게 공유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강생들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요청드립니다. 예를 들어 실제 사례를 더 많이 추가한다거나 수강생 간 서로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확대한다거나, 난이도를 조금 조절하는 등의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