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저렇게 천편일률일까?

지하철에서 모두 같은 자세로 핸드폰을 보는 것에 대한 소고

by 게을러영
KakaoTalk_20250707_095039393_11.jpg

지하철의 풍경은 온통 휴대폰에 눈을 고정하고 있는 사람들뿐이었다.

그것도 모두 천편일률이란 단어 외에, 다른 수식어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모두 한결같은 자세였다.

'1인 1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스마트폰 블랙홀이다.

빅데이터와 AI의 발전은 갈수록 개인주의와 알고리즘 세계에 빠지게 하여 다른 쪽으로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잡아놓는다. 깨어있지 않으면 침착된다. 이것이 급변화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에 사는 내가 가끔씩 서울에 가서 지하철을 탔을 때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그린 것이다.

요즘은 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 택시 심지어는 운전 중에도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신호대기 중에 신호가 바꿨음에도 제일 앞 차가 바로 출발하지 않으면 스마트폰 보느냐 신호를 놓치는 경우가 십중팔구이다.

지하철에서 건너편 자리에서 앉아서 본 앞 정경은 두 가지면에서 좀 충격적이었다.


첫째는 집단적으로 모두 동일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자세는 손에 든 스마트폰을 고개를 깊이 숙이고 바라보는 것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스냅샷이 아니라 신체 건강에 적신호를 보내는 사회적 현상임에 주목해야 한다.

나는 앞서 '4편 디스크 완전정복기'에서 몸의 자세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바가 있는데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이 자세는 목디스크를 찢는 자세라고 정선근 교수님께서 엄청 강조하셨다. 그분의 유튜브에 보면 많은 자료들이 올라와 있다. (나는 정선근 교수님과 아무 관계도 없다. 4편에서도 소개했지만, 단지 그분의 책과 유튜브를 보고 자세를 교정하여 목과 허리 디스크를 완치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기에 전파하는 것뿐이다.)

사실 목은 그 자체로도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느라 하루 종일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런데 여기에 고개를 숙인 자세가 더해지면, 목뼈와 디스크에 가해지는 하중은 수 배로 증가한다. 이는 결국 목디스크를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교수님은 스마트폰을 눈높이로 들어 올려서 보는 것을 권장한다. 나 역시 이를 실천하기 위해 셀카봉을 활용해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어 사용하고 있다. 또한 노트북과 모니터도 눈높이에 맞게 올리고 키보드는 따로 장만하여 거북목과 목디스크를 예방하고 있다.


또한 ‘몰두자세’ 역시 피해야 할 습관 중 하나다.

워드 작업이나 글쓰기를 하다 보면, 우리는 무의식 중에 같은 자세로 한 시간이상 작업하게 된다. 그러나 이 역시 디스크에 악영향을 주기에 최소한 50분 작업 후에는 5분 정도는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마트폰 사용이 신체 자세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둘째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가 ‘스마트폰 블랙홀’이라는 점이다.

예전에는 책을 읽는 사람도 종종 보였고, 옆 사람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이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 화면에만 집중한다.

그 스마트폰은 우리가 검색하거나 클릭한 몇 가지 정보를 알고리즘을 통해 비슷한 유형의 콘텐츠로 끊임없이 반복하여 제공해 준다.

그 속에서 우리는 점점 선택의 자유를 잃어가고, 자신도 모르게 사고의 편향에 갇히고 만다.

알고리즘은 ‘나’를 학습한 후 내 취향을 예측해 콘텐츠를 던져주고, 나는 그 안에서 더는 능동적으로 선택할 필요조차 없는 수동적 존재가 된다.

겉으로 보기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우리는 무언가를 스스로 ‘탐색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은 이제 내가 잊은 것조차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만능이 되었다.


그러나 과연 그 능력을 마냥 반길 수 있을까? 모든 것을 대신 기억해 주는 장치 속에서, 우리는 망각이 주는 자유와 사유의 여백을 점점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반농담처럼 회자되는 말이 있다. “가장 두려운 순간은 인터넷이 끊겼을 때와 배터리가 없을 때”라고.

그중 더 위협적인 것은 배터리 부족이다. 인터넷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와이파이 환경을 통해 어디서든 접근 가능하지만, 배터리는 철저히 개인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고성능으로 진화할수록 전력 소모는 더 커지고, 우리는 이제 '보조배터리'라는 생명 연장 장치를 챙기는 일이 일상화되었다.


편리함의 상징이었던 스마트폰은 어느새 의존과 통제, 소비의 덫이 되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은 나를 대신해 기억하고 선택하고 찾아 주지만,

그만큼 나는 생각하지 않고, 탐색하지 않으며, 의존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정말 자유로워졌는가? 아니면 길들여지고 있는가?



이전 04화디스크 완전정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