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의 주도 뉴올리언스 탐방기
" 멀고 먼 앨라배마 나의 고향은 그곳~
밴조를 매고 나는 너를 찾아왔노라~
오! 수재너야 노래 부르자~~~ "
중학교 때 음악책에서 처음 배웠던 노래 '오! 수재너'
루이지애나로 떠난 수재너(Susanna)를 찾으러 가는 앨라배마(Alabama) 출신 흑인 노예의 노래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흥겹게만 불렀던 이 노래가, 시간이 흘러 내 인생의 한 장면과 겹쳐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23년 말 나도 이 노래처럼 사랑을 찾으러 루이지애나로 갔다.
시작은 소박했고 가능성이 적어 보였으나 마치 나비효과처럼 차차 회오리를 쳤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한국과 미국에 떨어져 살던 우리 가족은 드디어 4년 만에 완전체로 재회했다.
그것도 머나먼 이국 땅, 뉴올리언스에서.
뉴올리언스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막상 그곳에 서보니 낯익은 단어들이 반갑게 다가왔다.
첫째, 미시시피강이다.
미국에서 가장 긴 이 강은 열 개가 넘는 주를 가로지르며 굽이친다.
미시시피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마크트웨인의 소설 '허클베리핀의 모험'이다.
주인공인 허클베리핀이 술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도망쳐 나와 강을 따라 내려가며 다양한 사람들과 사건을 겪는 내용이다. 역시 탈출한 흑인 노예 짐과 함께.
그러나 눈앞의 강은 평범했고 우리의 한강과 별 다름없이 보였다.
인생사 뭐든 그렇듯이 실상이 더 나은 게 있고, 상상이 더 나은 게 있다.
둘째, 사탕수수 농장과 흑인 노예의 비극적인 삶이다. 미국 노예제 하면 보통 면화농장이 먼저 떠오르지만, 루이지애나는 오히려 사탕수수 농장이 더 많았고, 그들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참혹했다.
나는 '오크앨리 농장(Oak Alley Plantation)'을 참관했는데, 아름드리 오크나무가 그곳의 역사를 충분히 느끼게 할 만큼 아름다웠지만, 그 이면에는 동물보다 못한 처우를 받았던 흑인 노예들의 삶이 있었다. 그들의 주거지, 식사, 일터를 눈으로 확인하며 마주한 처참함과 암담함은 인간이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어떤 곳보다 내 마음을 가득 채운 곳은 바로 미시시피강변의 프렌치쿼터(French Quarter)였다.
한낮임에도 재즈의 도시답게 거리 곳곳에서 공연이 펼쳐졌고, 햇살과 어우러진 경쾌한 리듬이 지나가는 이들의 마음까지 들뜨게 했다.
프렌치쿼터라는 이름처럼 우아한 프랑스풍 건물들은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했고, 야외 식탁에서 설탕을 듬뿍 입힌 베네(Beignet)와 진한 에스프레소 조합은 수채화 같은 풍경을 더욱 완성시켰다.
'Let the Time of Happiness Go on!(행복의 시간이 계속 되게 하라!)'
그 거리는 이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새기게 해 준 곳이었다.
4년 만에 완전체로 모인 우리 가족의 재회는 베네처럼 달콤했고, 에스프레소처럼 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