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60년 세월

모녀 관계에 대한 고백

by 게을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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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 초로의 딸과

여든네 번째 생일을 맞은 노모는

함께 연꽃을 감상하며 데크 길을 걸었다.

육십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반포지효라는 해묵은 고사성어를 끌어들이지 않아도

세월의 더께는 능히 서로에게 측은지심을 일게 한다.




모녀의 관계는 쉽지 않다.

거울을 보는 심정과 같기 때문이다.

거울을 볼 때 본인 얼굴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보이고, 더 많이 보이는 것처럼.

모녀는 서로의 단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팽팽함을 유지한 적도 있었다.

그들의 관계는 애증의 롤러코스터였다.


오죽하면 철학관을 찾아가 봤을까?

상극의 사주라는 답을 듣고 나니 차라리 편했다.

인력으로 안 된다는 걸 알고 나니 죄책감을 덜었다.


성격 차이로 나타나는 온갖 갈등은

때로는 발 빠른 화해로, 때로는 시간의 흐름으로 해결하였다.


그렇게 육십 년 애증의 세월을 보내면서

측은지심이라는 정서가 그 팽팽함을 좀 느슨하게 해 주었다.

모녀는 이제 더 이상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지 않는다.

발작 버튼 근처에 닿지 않도록 조심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지혜로워지지는 않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경험을 통한 노력만이 그나마 살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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