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회고
밤이 깊어질수록
나는 자꾸
당신을 숨길 곳이 필요해졌습니다
별 하나에
차마 부르지 못한 이름을 얹고
또 하나에
끝내 묻지 못한 안부를 눕히며
당신은 늘
가까운 쪽 하늘에 있었지만
손을 뻗는 순간마다
바람만 먼저 지나갔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은
입술에 닿기도 전에
별빛처럼 식어
가슴 안쪽으로 떨어졌고
나는 그 말을
수없이 주워 담아
마음의 가장 깊은 서랍에
조심스럽게 눕혀 두었습니다
아마
당신도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그러했을 테니까요
혹시 밤이 더 깊어지면
그 말이 스스로 빛을 낼까 하여
아무도 모르게
창을 열어 둔 채로
나는 숨을 고릅니다
당신이 웃을 때마다
하늘은 이유 없이 맑아졌고
당신이 스쳐 지날 때마다
바람은 괜히 방향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끝내 알지 못했지요
내가 셀 수 없는 밤을
당신 하나로 채웠다는 것을
별을 헤다 멈춘 자리에서
나는 비로소 알게 됩니다
짝사랑이란
닿지 못한 마음이 아니라
끝내 건네지 않아
온전해진 마음이라는 것을
오늘도 하늘은 고요하고
바람은 말없이 지나가며
별들은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 없이
당신을 한 번 더 떠올리고
이 밤을 조용히 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