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지 않기로 선택한 사랑
나는 오늘도
도착하지 않는 도시를 생각한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이름 하나가
밤의 가장자리에서 오래 흔들린다
별 하나를 세면
지워진 얼굴이 하나 떠오르고
숨을 고르면
말하지 못한 문장이
가슴 안쪽에서 빛난다
사랑이라 부르기에는
너무 고요했고
이별이라 하기에는
아직 따뜻했다
나는 머무르지 못한 이유를
용기라고 적어두고
용기였다는 말을
평생의 변명으로 간직했다
당신은 오지 않는 쪽에서
조용히 손을 흔들었고
나는 가야 하는 쪽에서
끝내 고개를 숙였다
떠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서로의 하루가 되었을까
머물렀더라면
영원은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갔을까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
사라질까 두려워
나는 밤마다
당신을 마음속으로만 불렀다
별은 대답하지 않았고
침묵은 오래 남았다
그 침묵이
나를 지금의 나로
살게 했다
그래서 안다
도착하지 않았기에
끝내 무너지지 않은 곳
그곳이
내 일생의
카사블랑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