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돌아온 발자국
작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곰은 문턱을 완전히 넘은 뒤에도 한동안 서 있었다. 집 안의 공기를 한 번에 들이마시지 못한 채, 조심스레 나눠 마시는 얼굴이었다. 겨울 동굴의 냄새가 털 사이에 남아 있었고, 어깨에는 마른 흙이 얇게 내려앉아 있었다.
미미는 말없이 주전자를 올렸다. 물이 데워지며 낮은 숨처럼 울었다.
“깨어났어.”
곰이 먼저 말했다.
“눈은 떴는데… 세상이 바로 붙지 않더군.”
찻잔에 김이 올랐다. 미미는 잔을 곰 앞에 밀었다.
“몸이 먼저 올라오고, 마음은 조금 늦게 따라오지.”
곰은 두 손으로 잔을 감쌌다.
“그럼 나는 아직 반쯤이겠네.”
“반쯤이면 충분해.”
곰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온기가 어깨까지 번졌다. 숨이 조금 더 깊어졌다.
“잠들기 전에는 길을 다 안다고 믿었어.”
곰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어디에 물이 고이고, 어디를 밟으면 소리가 나는지.
그런데 깨어나 보니 다 어긋나 있었어. 물길도, 나무도, 냄새도. 내가 없는 동안 숲이 나를 지나간 것 같았지.”
미미는 작업대 위 천을 한 번 쓸었다.
“지나간 게 숲일까.”
곰이 눈을 들었다.
“그럼?”
“네가 멈춰 있었던 건 아닐까.”
곰은 웃지 않았다. 잔을 다시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멈춰 있었다면… 다시 움직여도 되나.”
“움직일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부터 이미 움직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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