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말하지 않아서 살아남은 마음

침묵 속에 남은 것

by Helia

나는 오래도록
마음을 먼저 말하려 하였다


말하지 않으면
진심이 아닌 것처럼 여겨져


조용한 것들을
서둘러 밖으로 밀어내곤 하였다


그러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생각보다 가벼웠고


내가 붙들고 있던 마음은
그 뒤에 남아
작게 떨고 있었다


그날 나는 알았다


모든 마음이
빛 아래로 나와야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어떤 진심은
어둠 속에 머물 때
비로소 온전하다는 것을


나는 그 후로
조금 늦게 말하기로 하였다


슬픔이 먼저 나가
상처가 되는 일을
겪고 나서야


침묵이
나를 지키는 울타리일 수 있음을
배웠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서
사라진 것들도 있었으나


말하지 않았기에
끝까지 남아
나를 지켜준 마음도 있었다


그 마음은
누군가의 판단에 흔들리지 않았고


쉽게 이름 붙여지지 않아
오래도록 숨을 쉬었다


나는 이제
모든 것을 고백하지 않는다


조금 더 안쪽에
머물게 한 채


나와 나 사이에서
천천히 익히기로 한다


아마 우리도
말하지 않은 채
품고 있는 마음 하나쯤
있을 것이다


부르지 않았기에
흩어지지 않았고


삼켰기에
살아남은 것들


나는 오늘도
한 문장을 입 안에 두었다


그 문장은
종이 위에 적히지 않았으나


내 안에서
조용히 자라났다


나는 믿는다


소리 내지 않은 진심이
때로는 더 오래
사람을 지켜준다는 것을


그러니 나는
급히 말하지 않겠다


말하지 않아서
살아남은 마음을


조용히
내 곁에 두겠다


그것이
나를 더 나답게 만드는
한 가지 길임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