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적 없는 말들
내일은 병원에서 시작될 것 같았다.
주말 아침, 병원 복도는 유난히 밝았다.
창문을 타고 들어온 햇빛이 바닥을 길게 눕고 있었다.
현숙은 병실 문 앞에서 잠깐 멈췄다.
안쪽에서 들려오는 기계음은 일정했다.
그 소리가 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을 움직이게 했다.
문을 열었다.
엄마는 눈을 뜨고 있었다.
예전처럼 허공을 향한 눈이 아니었다.
분명히 누군가를 찾는 눈이었다.
“엄마.”
현숙이 다가가자
엄마의 시선이 천천히 따라왔다.
의자를 끌어 가까이 앉았다.
“나 왔어.”
엄마의 입술이 움직였다.
숨이 먼저 나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붙은 소리.
“… 현숙.”
짧았지만 흐리지 않았다.
현숙의 심장이 크게 울렸다.
“응.”
엄마의 손가락이 약하게 힘을 주었다.
아주 약했지만, 놓치지 않으려는 힘이었다.
“학교…?”
엄마의 목소리는 끊어졌지만 뜻은 이어졌다.
“다녀.”
현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망 안 가.”
엄마의 눈이 젖었다.
그 눈빛은 느렸지만 또렷했다.
그 순간, 병실은 조용했지만 비어 있지 않았다.
병실을 나와 복도를 걸어가는데,
구두 소리가 다가왔다.
또각, 또각.
고개를 들자
두 여자가 서 있었다.
아빠의 누나들.
큰고모가 먼저 입을 열었다.
“되바라진 것.”
작은 고모가 비웃듯 덧붙였다.
“저 눈 좀 봐.”
“망할 것.”
“재수 없는 것.”
말이 겹쳐졌다.
복도에 퍼졌다가 다시 현숙 쪽으로 몰려왔다.
현숙은 눈을 내리지 않았다.
작은 고모가 한 발 다가섰다.
“아비 잡아먹은 년이 뭘 그렇게 똑바로 쳐다봐.”
손이 저절로 움켜쥐어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