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좀 내버려 두세요

혼자가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by Helia

저는 자발적 아싸입니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긴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은 아닙니다. 누굴 미워해서 혼자가 된 것도 아닙니다. 그저 혼자가 편할 뿐입니다.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이유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혼자 밥을 먹으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고, 모임에 잘 나오지 않으면 사람에게 데인 적이 있냐고 묻습니다. 꼭 어떤 사건이 있어야 혼자를 선택하는 것처럼 말합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조금 난처해집니다. 딱히 설명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냥 혼자가 편합니다.
여럿이 모여 밥을 먹는 자리보다 혼자 식당에 들어가는 시간이 더 편합니다. 메뉴판을 천천히 보고, 먹고 싶은 것을 고르고, 조용히 식사를 끝내는 시간. 누군가의 말을 기다릴 필요도 없고, 괜히 분위기를 맞추려고 웃을 필요도 없습니다. 밥을 먹는 동안 밥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게 저에게는 꽤 중요한 일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 즐거운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자리는 유난히 말이 많습니다. 질문도 많고, 설명도 많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고, 왜 그렇게 사냐고 묻습니다. 별생각 없이 넘길 수도 있는 질문이지만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듣다 보면 피곤해집니다.

왜 혼자 있냐고 묻는 말도 그중 하나입니다.
혼자 있는 사람을 보면 세상은 쉽게 결론을 내립니다. 외로울 거라고, 사회성이 부족할 거라고, 사람을 싫어할 거라고. 그런데 그 셋 다 저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저는 외롭지도 않고, 사람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모든 사람과 가까워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많이 만난다고 해서 관계가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일 때도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오래 앉아 있어도 대화는 겉을 맴돌 때가 많습니다. 날씨 이야기, 요즘 유행하는 것들, 어디가 맛집인지 같은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그 자리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이 편하지 않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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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지 못한 마음을 글로 쌓습니다. 기억과 계절, 감정의 결을 따라 걷는 이야기꾼. 햇살 아래 조용히 피어난 문장을 사랑합니다." 주말은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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