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다정
다정함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처음의 온도는 식고
처음의 떨림은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끝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정함은
유통기한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소비기한이 남아 있다면
여전히 닿는다.
처음처럼 설레지는 않지만
대신
덜 흔들리고
더 오래 머문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눈빛,
굳이 꺼내지 않아도 전해지는 온기.
시간을 지난 다정함은
식은 것이 아니라
익은 것이다.
마치 김치처럼.
처음의 맛은 아니지만
시간을 견디며
더 깊어진다.
그래서 나는
유통기한보다
소비기한을 믿는다.
지금의 다정함이
아직 남아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