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은 이야기
사람들이 계속 스쳐 지나갔다.
말랑숲 마켓은 을처럼 붐볐다. 소리와 냄새가 엉겨 붙은 공기 속에서, 미미의 시선이 한 지점에 걸렸다.
조금 떨어진 곳,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익숙한 뒷모습.
양순 씨였다.
어깨가 먼저 보였다.
이전보다 조금 더 굳어 있는 선. 돌아보지 않겠다는 마음이 그대로 얹혀 있는 등.
미미는 손에 들고 있던 천을 내려놓았다.
한 달.
짧게 흘러간 시간 같았지만, 그 사이 말은 단 한 번도 오가지 않았다.
미미는 걸음을 옮겼다.
양순 씨 쪽으로.
양순 씨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
눈이 스칠 듯 말 듯 닿았다.
그리고 바로 비껴갔다.
모른 척.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미미는 그 앞을 막아섰다.
양순 씨의 발걸음이 멈췄다.
고개는 여전히 들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둘 사이를 가로질러 지나갔다.
“양순 씨.”
짧게 불렀다.
대답은 없었다.
장바구니 끈이 손 안에서 조금 더 구겨졌다.
“언제까지 그렇게 피하실 겁니까.”
말은 낮았지만 단단했다.
양순 씨의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미미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저 보셨잖아요.”
잠깐 멈췄다.
“모른 척하실 거면… 제대로 하시든가요.”
공기가 얇아졌다.
양순 씨의 손끝이 아주 작게 떨렸다.
미미는 시선을 떼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습니까.”
조용히 물었다.
양순 씨는 입을 열지 않았다.
마켓의 소음이 대신 채웠다.
“불만이 있으시면.”
미미가 말을 이었다.
“말로 하셔야죠.”
“이렇게 피하신다고, 없어지는 일 아닙니다.”
짧은 침묵.
양순 씨의 입이 열릴 듯하다가, 닫혔다.
그 작은 망설임이 길게 남았다.
미미는 더 붙잡지 않았다.
“생각이 바뀌시면.”
짧게 남겼다.
“저 찾아오세요.”
그 말을 두고 돌아섰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양순 씨는 그 자리에 남았다.
손 안에서 구겨진 장바구니만 더 깊어졌다.
그날 저녁이었다.
해가 완전히 내려앉고, 바느질방 안에 불빛만 남은 시간.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미미는 바로 일어나지 않았다.
손을 멈춘 채 잠깐 앉아 있었다.
다시.
똑똑.
이번에는 더 작았다.
미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으로 걸어갔다.
손잡이를 잡고,
잠깐 멈췄다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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