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초대받지 않은 아이

그날을 기억하는 단 두 사람

by Helia

마을엔 잔치가 열렸다.
군수네 큰아들이 신붓감을 찾는다며
온 마을이 들썩였고, 사람들은 옷을 다리고 얼굴에 연지를 발랐다.
아이들은 구경이라도 하겠다며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소녀는 초대받지 않았다.
잔칫집엔 갈 일이 없었고,
잔칫날은 자기와는 관계없는 세상 언어처럼 들렸다.

“군수네 막내, 물에 빠졌던 거 알지?”
“살았다는 것만 해도 다행 이래. 누가 구했는지는 아무도 몰라.”
“걔가 원래 말이 없잖아. 꿈이라고 생각했대.”

소문은 그렇게 퍼졌고,
정작 그날 물에 뛰어든 사람은 입을 열지 않았다.

소녀는 호숫가로 향했다.
그날 자신이 뛰어들었던 곳.
차가운 물에 온몸이 잠겼고,
누군가의 손을 붙잡고 버텼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했다.

“살려줘”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던 아이.
울음 섞인 눈빛과 떨리던 손끝.
그리고 짧은,
그러나 분명했던 한마디.

“고마워.”

그날 이후 누구도 소녀에게 묻지 않았다.
새엄마도, 언니도
그 일이 있었던 줄조차 몰랐다.

“호숫가에 쓸데없이 가지 마.”
“물동이도 제대로 못 챙기는 주제에.”

잔소리와 무시는 여전했고,
소녀는 그 속에서 조용히 제 자리를 지켰다.

그날 밤,
방문 밑으로 작은 쪽지 하나가 밀려 들어왔다.
구겨진 종이,
익숙하지 않은 필체.
아주 조심스럽게 적힌 단어들.

> “네가 아니었다면,
난 여기 없었을 거야.
구해줘서 고마워.”



소녀는 그 종이를 두 손으로 펼쳐 들었다.
가슴 안쪽에서 무언가 아주 작게 흔들렸다.
소리도 없이, 그러나 깊게.

그 쪽지엔 이름이 없었지만
소녀는 알 수 있었다.
그 아이.
호숫가에서 자기를 붙잡았던,
군수네 막내아들.

그날의 진실은 단 두 사람만 알고 있었다.

아무도 몰랐다.
소녀가 그 아이를 구한 걸.
심지어, 새엄마와 언니도.

세상은 잔치에 정신이 팔려 있었고,
사람들은 누가 고운 옷을 입었는지만 떠들었다.

그러나 그날, 조용히 살아난 생 하나는
말도 없이 그 소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