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울던 아이
잔치가 열린다는 소문은,
마을에 바람처럼 스며들었다.
“군수네 큰아들이 신붓감을 찾는대.”
“이참에 얼굴 한 번 보이자는 집들이 꽤 된다더라.”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빨래터에서, 우물가에서, 저녁 짓는 집 마당에서
누구 하나쯤은 꼭 그 이야기를 꺼냈다.
소녀는 그 말이 들려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빗자루를 쥔 손만 조용히 움직였고,
머리카락은 고요하게 뺨에 붙어 있었다.
그런 말은
자기 같은 아이와는 상관없다는 걸
태어나서부터 배워온 사람의 표정이었다.
그날도 저녁이 다 되어서야
새엄마와 언니가 집에 들어왔다.
“이따위로 해놓고 멀쩡하다고?”
“쟤가 집에 붙어 있는 게 제일 문제야.”
잔치 소문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들이
소녀의 일상이었다.
소녀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물동이를 들고, 집을 나섰다.
해가 기운 마을은
소리를 삼키는 빛으로 가득했다.
길은 고요했고, 발자국 소리만 또렷했다.
호숫가에 다다랐을 때였다.
작은 물살 하나가 소녀의 시선을 흔들었다.
물속에서 누군가가 몸을 던지듯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작은 소년이었다.
수면 위로 간신히 드러난 손끝.
말은 없었지만,
그 몸짓은 살고 싶다는 말보다 더 절박했다.
소녀는 주저하지 않았다.
신발을 벗을 새도 없이
그대로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차가운 물이 폐를 조였고,
치마는 무겁게 몸을 끌어당겼지만
그 손을 놓치지 않았다.
그 순간,
누구보다 분명하게 살아 있었다.
소년의 얼굴이 물 위로 떠오르고,
숨이 다시 들어오고,
눈물이 터지듯 쏟아졌다.
소녀는 그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괜찮아.
… 살았어.”
그 말은 소녀가 태어나 처음
누군가에게 해준 말이었다.
잠시 후,
소녀는 물가에 앉아 젖은 옷을 꼭 붙잡고 있었다.
물동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리 잃어버린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날 밤, 마을로 또 하나의 소식이 돌았다.
군수네 잔치 소식 사이로,
누군가가 말했다.
“물가에서 빠진 아이를,
그 애가 구했다더라.”
목격자는 없었지만,
소문은 곧 진실처럼 퍼졌다.
누군가가 살아 있다는 것.
그건 말로 설명되지 않아도 되는 진실이었다.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누군가는 소녀를 처음으로 다르게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