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일로 시작해 기다림으로 끝났다

울지 않는 아이

by Helia

그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았지만, 먼저 다가오지도 않았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어딘가 무너진 느낌이 들었다.
웃지도, 울지도 않는 얼굴.
그 아이는 오래전부터 감정을 접어둔 듯했다.

말을 꺼낼까 말까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눈빛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왜 아무 말도 안 해?”
내가 다시 물었을 때, 아이는 아주 조용히 말했다.
“말하면, 더 아플까 봐.”

그 말이 마음에 스며들었다.
슬픔은 더 이상 소리로 나오지 못했고,
기억은 입을 다문 채 어둡게 가라앉았다.

아무도 묻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울지 않는 사람에게 더 무관심해진다.
그리고 울지 않는 사람은 더 조용히 무너진다.

나는 그런 아이를 자주 봤다.
아니, 어쩌면 내가 그런 아이였는지도 모른다.

참는다는 건 버티는 게 아니다.
참는다는 건 누군가 알아주기를 기다리는 일이다.
그 아이도 그랬다.
말하지 못한 마음을 누군가 알아채주기를.
울어도 된다고, 괜찮다고 말해주기를.

그러나 아무도 묻지 않았고,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다.
그 아이는 끝내 입을 닫았고, 마음을 닫았다.

말하지 못하는 마음은 기다림이 된다.
보이지 않는 울음은 침묵의 형태로 남는다.

그 아이의 하루는 그렇게,
일로 시작해 기다림으로 끝났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