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 출석 부의 모서리

무너지는 감각

by Helia

시험을 일주일 앞둔 어느 날이었다. 교실은 시끌벅적했다. 수업 종이 울렸지만, 누구도 자리에 앉지 않았다. 책상을 돌리고 소리치는 아이들 사이에서, 나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하지만 '앉아 있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고, 현실감이 사라진 듯 멍했다. 지금이 몇 시인지, 여기가 어디인지조차 흐릿했다. 소리는 멀게만 들렸고, 눈앞은 뿌옇게 흐려졌다. 그저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던 순간.

퍽!

정수리에 둔탁한 충격이 내리 꽂혔다. 순간 눈앞이 번쩍했지만,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과학선생님이 출석부를 손에 들고 서 있었다.


"수업 시작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멍하니 앉아 있어?

또 너냐? 대체 몇 번째야!"


출석부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정수리를 정통으로 때렸다. 그건 단순한 훈육이 아니다. 명백한 폭력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교실은 조용해졌지만, 그 조용함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나를 힐끔 보았고, 누군가는 입꼬리를 올렸으며, 누군가는 창밖을 바라봤다.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라고. 나는 그 순간, 마음속으로 계속 물었다.


내가 대체 무얼 잘못한 걸까.


시끄러운 교실이 버거워서, 정신이 혼미했을 뿐인데, 잠깐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을 뿐인데. 그게 뭐 그리 큰 잘못일까. 왜 나한테만 그러시는 걸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떠든 것도, 장난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왜 나만 혼나야 했을까.


어른들은 왜 단 한 번도 묻지 않았을까.

"괜찮니?", "오늘 무슨 일 있었니?"

그 짧은 말 하나만 있었다면, 나는 덜 아팠을지도 모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