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아이, 눈물 삼키는 연습만 늘었다

어른인 척하는 게, 진짜 어른이 되는 건 줄 알았다.”

by Helia

“왜 울어?”
그 한마디에 더 이상 울 수 없었다. 눈물은 꾹 삼켰고,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어른이니까. 이제는 감정보다 상황을 봐야 하고, 솔직함보다 눈치를 챙겨야 하니까.
근데 가끔은 그런 내가 너무 서럽다.
언제부턴가 누가 나를 안아주기 전에 내가 먼저 참는 법부터 배워버렸다.

친구가 말했다. “넌 진짜 어른아이 같아.”
그 말이 처음엔 부끄러웠다. ‘아직도 철이 없는 걸까?’
하지만 곧 알게 됐다. 그 말은 ‘상처받은 아이가 어른의 얼굴로 버티고 있는 사람’에게 주는 이름이란 걸.
그게 바로 나였다.

어릴 땐 참는 게 익숙했다.
소리 내 울면 혼나니까. 투정 부리면 버림받을까 봐.
그래서 점점 눈물도, 속마음도 들키지 않게 감추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감정을 얌전히 품고 사는 ‘어른아이’가 되었다.
어른이 되면 다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근데 오히려 더 자주 울고 싶다. 더 자주 도망치고 싶다.

그럴수록 나를 탓한다.
왜 이토록 유약할까. 왜 아직도 애처럼 굴까.
왜 작은 일에도 마음이 아프고, 사소한 말에도 밤잠을 설칠까.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상처받는다는 건 아직 내가 무뎌지지 않았다는 증거 아닐까?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한마디에 무너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타인의 슬픔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게 어른아이라는 이름의, 어쩌면 가장 따뜻한 의미일지도 모른다.
눈물 흘릴 줄 안다는 건 여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거니까.

세상은 나에게, 이젠 그만 어른이 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어른이면서도 여전히 아이이고, 아이이면서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사람들은 완벽히 어른이 된 사람처럼 살아가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속에 아이 하나쯤은 안고 산다.
다만 그 아이를 외면한 채 살아갈 뿐이다.

나는 오늘도 감정을 꾹 눌러 삼키면서 하루를 견딘다.
그 아이가 내 안에서 울고 있더라도.
이제는 조금쯤 울어도 괜찮다고, 너무 참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 아이에게 말해주려 한다.
“괜찮아, 너는 그냥 너답게 자라는 중이야.”
부끄러운 게 아니라, 오히려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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