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To Think Of It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만들었다

by Helia

어릴 적엔 사소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지금은 유독 선명하다. 예를 들면, 학교 가는 길에 있던 붉은 벽돌집의 담쟁이넝쿨. 그 잎사귀들이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며, 나는 이유도 모른 채 한참을 서서 바라보곤 했다. 그때는 그저 하루의 일부였던 풍경.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어쩌면 내가 가장 처음으로 '변화'라는 것을 받아들이던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Come to think of it, 사랑도 그랬다. 누군가를 좋아했던 감정, 그 모든 떨림과 망설임. 당시엔 그게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졌고, 내가 선택한 말 한마디, 눈길 하나가 모든 걸 바꿔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순간은 내가 '사랑하는 법'을 배우던 과정이었다. 실패하고, 상처받고, 다시 웃으면서도 나는 몰랐다. 내가 나를 더 잘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흔히 과거를 돌아보며 “그때는 왜 그랬을까”라며 웃거나 한숨을 쉰다. 하지만 Come to think of it,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만든 것이었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른 기억 하나, 무심히 지나쳤던 말 한마디, 또는 상처받은 날의 울음까지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조각이었는지를 비로소 깨닫는다.

예전엔 어떤 일이든 정답이 있다고 믿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누군가가 부러워할 만한 삶. 하지만 지금은 안다. 정답은 없고, 질문만이 남는다는 걸. Come to think of it, 그 질문들이 있었기에 나는 지금도 쓰고, 읽고, 사랑하려 애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위해.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생각해 보니”의 순간을 마주한다. 그 순간들은 후회로 이어질 수도, 미소로 끝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그것들이 내 삶을 반짝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어제의 나를 다시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다듬는다. 기억은 후회가 아니라, 성찰이라는 이름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Come to think of it, 지금 이 순간조차 언젠가의 소중한 기억이 될 것이다. 그러니 오늘의 감정들을 너무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으려 한다. 때로는 의미 없어 보이는 오늘도, 언젠가 ‘생각해 보니’로 이어질 테니까. 그러면 나는 또다시 깨닫게 되겠지. 삶은 결국, 그 수많은 작은 깨달음들로 완성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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