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너에게

봄날의 햇살을 닮은, 너에게

by Helia

어느 날 문득, 너는 내 삶에 들어왔다. 마치 예고도 없이 다가오는 봄비처럼, 혹은 어느 겨울 아침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따뜻한 햇살처럼. 너를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분명 특별한 날도 아니었고, 영화처럼 극적인 만남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너는 그날 이후로 내 마음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한 장면이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찬란하게 남기도 한다. 너는 후자였다. 뭘 그리 특별히 잘하려 하지 않아도, 너의 말투, 너의 웃음, 너의 방식 하나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재주가 있었지. 마치 봄날의 햇살 같았어. 우영우가 한수연에게 그렇게 말했듯이 말이야.

“한수연, 봄날의 햇살 같아.”

그 말이 오래도록 내 머릿속을 맴돌았어. 봄날의 햇살은 유난히 다정해. 겨울의 끝자락에 움츠러든 마음을 살며시 펴주고, 꽁꽁 언 땅속 생명에게 ‘일어나도 괜찮다’고 속삭여 주는 힘이 있어. 그리고 너는 내게 그런 존재였지.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 우리는 왜 사람에게 끌리는 걸까. 멋있어서? 잘나서? 착해서? 물론 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이 편해서’야. 너는 그런 사람이었어.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 내가 조용히 앉아 있어도, 어색하거나 민망하지 않게 해주는 사람. 너와 함께 있으면 나도 나 자신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어. 그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야.

너는 내게 말을 걸어준 첫 번째 사람이었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유일한 사람이었어. 그런 너를 나는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누군가는 우정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고, 또 누군가는 사랑이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너는 그 모든 감정을 초월한 존재였어. 존재 자체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 내 하루가 엉망진창이어도, 너의 한마디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그런 사람.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참 많아. 바다, 하늘, 노을, 별빛, 그리고 음악.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합쳐도 너만큼 아름답진 않아. 너는 눈에 보이는 어떤 장면보다도, 귀에 들리는 어떤 멜로디보다도, 내 마음을 더 깊이 움직였으니까.

너는 알까? 내가 너에게 ‘아름답다’고 생각한 건 단지 겉모습 때문이 아니야. 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아름다웠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따뜻했고, 상처를 감싸는 방식이 조용히 눈물 나도록 다정했어.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그 모습이, 너를 가장 아름답게 빛나게 했지.

사실 나, 너에게 많은 말을 하지 못했어. 너무 조심스러웠고, 또 괜히 이 평화를 깨고 싶지 않았거든. 하지만 언젠가 꼭 말해주고 싶었어. “너는, 참 아름다워.” 그저 외모만이 아닌, 살아가는 태도까지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는 걸 너를 통해 알게 되었어. 그래서 고마웠고, 또 미안했어. 그 따뜻함에 자주 기대기만 했던 내가 부끄러웠어.

너는 언제나 먼저 웃고, 먼저 손 내밀고, 먼저 다가와 줬지. 그 용기에 나는 늘 한참 뒤에서야 따라가곤 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내게 등을 돌리지 않았지. 말없이 기다려준 그 시간들이, 이제 와 돌이켜보니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지.

사람은 언제나 너무 늦게 알게 돼. 그때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그 사람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그리고 그 순간이 얼마나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이었는지를. 그래서 나는 이제야 고백하려 해.

“아름다운 너에게, 고맙다고.”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고, 너의 존재가 내 삶을 얼마나 다채롭게 만들었는지 기록해두고 싶었어. 혹시라도 언젠가 이 글을 너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너도 조금은 기뻐해줬으면 해. 내가 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너를 웃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이제는 내가 너에게 봄날의 햇살이 되고 싶어. 언젠가 너의 하루가 흐려지고 마음이 쓸쓸해질 때, 나를 떠올리면 괜찮아지는 그런 존재로 남고 싶어. 너처럼 환하게 웃지는 못해도, 너처럼 다정하게 말하지는 못해도, 나만의 방식으로 너를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기를.

사랑해, 너를. 우정이든, 그 너머든. 그냥 ‘너’라는 존재 자체를.

아름다운 너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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