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편지

스무 살, 서른 살, 마흔 살이 될 너에게

by Helia

사랑하는 아들아.
7월의 한가운데서, 너를 생각한다.
햇살은 숨이 막히도록 뜨겁고,
바람은 어딘가 무거워진 계절.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지금 네가 어떤 나이에,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든
엄마의 이 글이 어느 날 너의 삶 한구석에 닿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무 살,
서른 살,
그리고 마흔 살이 될 너에게,
이 7월의 편지를 띄운다.

**

스무 살의 너에게.

이제 막 세상을 혼자 건너기 시작했겠구나.
성인이 되었다는 말은 듣기만 해도 벅차지만,
막상 그 안에 들어서 보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물어야 할 것도, 견뎌야 할 것도 끝이 없지.

너는 잘하고 있을 거야.
아직 서툴고 부족하더라도,
지금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너를
엄마는 누구보다 믿는다.

혹시 무언가를 잃고 실망하거나,
처음 맞닥뜨린 이별에 마음이 무너졌더라도 괜찮아.
스무 살의 여름은 누구에게나 혼란스러워.
혼자 견디려고 애쓰지 말고,
가끔은 울어도 되고,
괜찮지 않은 날엔 ‘괜찮지 않다’고 말해도 된단다.

엄마는 너를 자랑스러워해.
무엇을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네가 너로 살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다만 한 가지만 부탁할게.
너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마.
비교하지 마.
네가 가는 길은 너만의 시간표를 따라가야 해.
누구보다 너 스스로를 먼저 사랑하고,
존중하고,
믿어주기를 바란다.

세상은 넓고,
너는 아직 많은 것들을 마주하게 될 거야.
그러니 그 모든 과정 앞에서
너는 너로 남아주기를.

**

서른 살의 너에게.

너는 지금 어떤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까.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어떤 일들에 속으로 조용히 상처받고 있을까.

서른 살이 되면
사람은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이 많아진다.
이루지 못한 것,
지켜내지 못한 것,
원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은 인생 앞에서
자꾸만 고개를 숙이게 되지.

하지만, 아들아.
그게 살아 있다는 증거란다.

모든 걸 다 가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아.
고민하고, 방황하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이 길이 맞았나’ 스스로에게 묻는 그 너의 태도가
사람을 더 깊게 만들어줘.

혹시 지금 네 옆에 누군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따뜻하게 대해줘.
너는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고,
네가 주는 다정은 결국 너에게 돌아올 거야.

서른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계절이야.
숨이 차도, 더위에 지쳐도,
그 땀방울 속에서
엄마는 네가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

마흔 살의 너에게.

와, 어느덧 마흔이라니.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숫자가
이제는 너의 나이가 되었구나.

엄마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지나면서
비로소 내 안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단다.
어릴 적에는 세상이 나를 흔들었고,
스무 살, 서른 살에는
사람들이 나를 판단하게 두었어.

하지만 마흔이 되고 나서야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를
조용히 묻고 들을 수 있게 되었지.

지금의 너도 아마
그 무게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을 거야.
가정이 있다면 그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을 거고,
혼자의 길을 택했다면
그 길의 고독을 견디고 있을지도 몰라.

어떤 삶이든 좋아.
중요한 건
네가 선택한 길 위에
후회가 아니라 진심이 있느냐는 거야.

마흔 살이 되면,
부족함도 인정하게 되고,
버려야 할 것을 알게 되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시기야.

혹시라도 엄마가 옆에 없더라도,
이 편지 속의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 줘.

**

아들아,
이 7월의 편지가 너에게 닿기를 바란다.

너의 어느 시절이든 좋다.
스무 살의 뜨거운 여름이든,
서른 살의 복잡한 오후든,
마흔 살의 고요한 새벽이든.

엄마는 늘 너를 생각해.
생각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기억하고 있다고 매번 표현하지 않아도,
그 마음은 늘 너를 향해 있다.

너는 엄마의 자랑이고,
네가 세상에 와 준 그 사실만으로
엄마는 수없이 많은 날을 견딜 수 있었어.

**

지금 이 편지를 쓰는 동안
창밖에는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고,
햇살은 커튼 너머로 들이치고 있어.
7월은 언제나 그렇듯
너를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야.

너의 첫 생일도,
처음 걸었던 여름도,
너와 함께 땀을 흘리며 웃던 날도
모두 이 계절 속에 있었거든.

그래서 이 편지는 7월이어야 해.
너와 나의 계절이니까.

**

혹시 어느 날
삶이 벅차고 고단할 때가 오더라도
이 편지를 떠올려줘.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이
어떤 모양으로 존재하는지를
이 글을 통해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너는 언제나 엄마의 아들이고,
엄마의 기적이고,
엄마가 세상에 남기고 싶은
가장 따뜻한 이름이야.

7월의 이 편지가
네 마음 한 구석에 작은 그늘이 되어주길 바라.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가줘서 고마워.
자라줘서 고맙고,
네 삶을 네 방식대로 만들어가줘서
엄마는 진심으로 자랑스럽다.

그 모든 계절을 지나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사랑을 담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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