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악몽의 주인공

by Helia

심장이 쪼개질 듯한 고통이 나를 붙잡았다. 가슴 안쪽에서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뚫고 나오는 것만 같았다. 숨이 막혀 손끝이 얼어붙고, 귓가에서는 피가 끓는 듯한 소리가 웅웅 울렸다.

눈을 떴을 때, 나는 낯선 공간에 서 있었다. 달빛조차 닿지 않는 어둠 속, 차가운 돌바닥이 발끝을 스쳤다. 그곳의 공기는 썩은 피 냄새와 탄 냄새가 뒤섞여,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폐가 서서히 썩어드는 듯한 감각이 밀려왔다.

그 한가운데, 피에 젖은 예복을 입은 남자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가슴에는 칼이 깊숙이 박혀 있었고, 손끝에서 흘러내린 피가 돌바닥의 금을 타고 번졌다. 나는 그 얼굴을 보자 숨이 멎었다.
현조.
전생에서 나를 버리고, 나의 모든 것을 불태운 남자.

그리고 그 칼을 움켜쥔 채 숨을 몰아쉬는 여인—하랑.
아니, 현생의 이름으로는 하린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얼어붙은 강 위에 드리운 달빛처럼 차가웠다. 숨소리마저 날카로운 유리 파편 같았다.

“이제… 끝이야.”
그녀의 목소리가 파문처럼 번졌다. 순간, 나는 내 손이 피로 젖어 있는 것을 보았다. 피는 내 것이 아니라, 심장 깊이 찔린 그 남자의 것이었다.

그때, 시야가 무너졌다. 모든 색이 검게 번져들며 무대의 커튼이 내려앉듯 풍경이 사라졌다. 마지막 순간, 하린의 시선이 나를 꿰뚫었다. 눈빛 속에는 전생의 기억과 현재의 분노가 겹쳐 있었다.

“세현, 네가 악몽의 주인공이야.”
그 말과 함께 나는 침대 위로 몸이 던져졌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고, 숨이 가쁘게 턱까지 차올랐다. 심장은 여전히 쥐어뜯기는 듯 뛰고 있었다.

휴대폰이 진동했다. 화면에는 하린의 이름이 떠 있었다.
— 오늘 밤, 그곳에서. 피로 끝내야 할 이야기.

손끝이 저릿해졌다. 전생의 그림자가 현생까지 따라온 듯, 목덜미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화면을 오래 바라보다가, 결국 메시지를 열었다.
그녀는 이미 약속의 장소를 정해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은, 내가 한 번도 발을 들이지 말아야 할 곳이었다.

수,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