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아래에서 시작된 작은 예감
그리고 두 생명은 아직 모르는 또 다른 계절의 문턱 앞에 서 있었다. 아기 두꺼비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초록빛이 숲 아래에서 천천히 번져 나오고 있었고, 그 빛은 마치 땅속 깊은 곳에서 오래도록 숨을 고르던 생명이 첫 기지개를 켜는 듯했다. 옆의 작은 두꺼비도 기척을 느낀 듯 고개를 바짝 들었다. 그들의 그림자가 나란히 흔들렸고, 흔들린 만큼 둘 사이의 거리는 더 단단해졌다. 바람이 지나가며 숲의 잎사귀를 어루만지자 아주 낮고 깊은 울음처럼 들리는 소리가 퍼졌고, 두꺼비의 심장은 그 울림을 따라 천천히 박동을 높여갔다. 그는 그 소리가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구분하지 못했지만, 분명한 건 한 가지였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은 어떤 답을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만나러 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숲 속으로 한 걸음 들어서자 발밑의 흙이 부드럽게 가라앉았고, 그 틈으로 새싹들이 작은 숨을 내뱉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햇빛은 잎사귀 사이에서 금빛 실처럼 흘러내렸고, 두꺼비의 등에 닿을 때마다 지난겨울의 잔재가 아주 천천히 벗겨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작은 두꺼비는 초록 아래에서 가볍게 떨리는 미세한 움직임을 들여다보며 조심스레 발을 들어 다른 자리로 옮겼다. 그 발끝의 섬세한 움직임은, 사실 두려움이 아니라 ‘놓치고 싶지 않음’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였다. 아기 두꺼비는 그 모습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누군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생의 온도를 이렇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그는 지금 처음 실감하고 있었다.
숲은 점점 더 깊어졌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의 어둠은 짙어졌지만, 그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초록빛 덩어리가 있었다. 그것은 빛이라기보다, 숨결처럼 보였다. 두꺼비는 그 빛을 향해 발을 옮겼다. 작은 두꺼비도 따라왔다. 둘의 발자국이 흙 위에 나란히 찍히며 앞으로 이어졌다. 숲 속 공기는 점점 더 너른 숨을 품으며 두 생명을 감싸고, 그 감싸임 속에서 두꺼비는 알 수 없는 따뜻함을 느꼈다. 그 따뜻함은 언젠가 다시 사라질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명확했다. ‘봄은 단순히 피어나는 계절이 아니라, 피어오를 용기를 스스로에게 묻는 계절이구나.’
그때 초록빛이 갑자기 한 번 흔들렸다. 마치 숲이 두 생명의 발자국을 알아듣고 화답하듯. 두꺼비는 깜짝 놀라 멈춰 섰지만, 작은 두꺼비가 아주 천천히 목을 빼고 앞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두꺼비의 옆으로 다가와 등껍질에 몸을 기댔다. 그 작은 기대임은 말 한마디보다 더 분명한 용기였다. ‘함께 보자’는 뜻이었다. 두꺼비는 숨을 한번 길게 내쉬었다. 이제는 자신의 심장이 두려움 때문에만 뛰지 않는다는 사실이 선명했다. 무엇인가를 만나기 직전의 떨림이었다. 질문이 형태를 갖추기 직전의 조용한 긴장. 그리고 그 긴장은 초록 아래에서 또렷해지고 있었다.
초록빛은 마침내 나무줄기 사이에서 둥근 형체처럼 피어올랐다. 빛이라기보다, 계절의 심장 같은 존재였다. 두꺼비는 그 빛 속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어떤 시간을 보았다. 겨울의 끝, 봄의 시작,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계절의 조각들이 겹겹이 겹쳐져 있었다. 작은 두꺼비도 그 빛을 바라보며 아주 미세하게 숨을 들이켰다. 두 생명의 시선이 같은 곳에 닿는 순간, 숲 속공기는 잠시 멈춰 선 것처럼 고요해졌다. 그리고 두꺼비는 깨달았다. 지금 자신들이 서 있는 이 자리야말로 새로운 계절이 열리는 첫 문턱이라는 것을.
바람이 다시 불었다. 초록빛이 천천히 흔들렸다. 두꺼비의 심장이 또 한 번 조용히 쿵 하고 뛰었다. 이제 그는 움직여야 했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든, 그 문턱 너머로 나아가야만 했다. 두꺼비는 작은 두꺼비를 바라보았다. 둘의 그림자가 초록 아래에서 하나로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 그는 아주 조용히 속삭였다. “이제, 가보자.”
초록빛이 그 말을 듣기라도 한 듯 더 크게 흔들렸다.
그렇게 두 생명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