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간을 잠시 내려놓고, 펜이라는 새로운 조종간을 들다
1.낯선 조종석에 앉은 기분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수십 개의 스위치를 다루는 일은 내게 공기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작가'라는 이름의 낯선 칵핏(Cockpit)에 앉아 있다. 화면 속에 깜빡이는 커서는 마치 이륙 허가를 기다리는 관제탑의 신호등처럼 느껴진다.
2. 할아버지가 된 조종사의 고백
외국에 사는 딸아이로부터 손녀 소식을 들으며, 나는 어느덧 '할아버지'라는 계급장을 하나 더 달게 되었다. 40년 동안 하늘을 누비며 사선(死線)을 넘나들었던 기록들이, 이제는 내 기억 속에만 머물기엔 너무나 아쉬운 유산이 되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손녀에게, 그리고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하늘 위엔 이런 삶이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어졌다.
3. 비행은 계속된다, 단지 도구가 바뀔 뿐
블로그라는 연습 비행을 거쳐 이제 '브런치'라는 정기 노선에 몸을 실었다. 서툴고 낯설다. 하지만 비행의 기본은 늘 같다. 철저한 준비, 그리고 목적지를 향한 흔들림 없는 전진. 나는 이제 조종간 대신 펜을 잡고, 40년 비행 인생에서 건져 올린 생생한 '직관'의 데이터들을 하나씩 풀어놓으려 한다.
4. 맺음말: 이륙 허가 완료
"Captain Aeromaster, You are cleared for take-off."
자신에게 나지막이 속삭여본다. 이제 흙먼지 날리던 현장의 기억과 AI 시대를 준비하는 조종사의 통찰을 담아, 나의 두 번째 비행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