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는 기술이 만들지만, 안전은 시간이 만든다"
나는 안다. 나의 커다란 4 개의 로터가 가르던 공기의 저항을 너의 수많은 작은 프로펠러들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다스리게 될 것임을 조치원에서 OH-23의 그 지독했던 떨림과 40년간 온몸에 새겨진 그 수많은 중력의 무게를 너는 매끄러운 알고리즘과 전기의 힘으로 가볍게 승화시킬 것임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동생아. 명심해라.
하늘은 단 한 번도 인간에게 만만했던 적이 없었다. 네가 날아오를 그 도심의 하늘은 내가 날던 탁 트인 창공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돌풍과 빌딩숲의 기류가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센서가 잡아내지 못하는 미세한 공기의 흐름 데이터가 미처 예측하지 못한 순간의 변수 그 찰나의 순간에 생명을 지키는 것은 화려한 스펙이 아니라 수없는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직관(Intuition)'**이라는 이름의 데이터다.
나는 나의 시대 넘어 새롭게 다가올 언젠가의 너의 시대를 기대반 우려반 상상해 본다. 내가 가진 40년의 경험 그 뜨거웠던 엔진의 열정과 고독했던 투쟁의 기록을 너의 뇌(AI)에 이식해보고 싶다.
그것은 단순한 기술의 이전이 아니다. 그것은 비행의 본질 바로 **'안전(Safety)'**에 대한 나의 마지막 유산이다.
나의 로터가 멈추는 날 너의 프로펠러가 더 높이
더 안전하게 날아오르길 바란다.
우리가 꿈꾸던 그 자유로운 하늘을, 이제 네가 지켜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