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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마의 Mar 08. 2017

가게 앞에서 인형탈을 쓰고 있다면?

사람들이 쳐다본다 안본다?

3월 1일 오픈한 이래 수필과 우동의 매출을 보자면 아래와 같다.


1주일동안 14만원어치 팔았나? 재료값이다 인건비다 임대료다 계산할 뭣도 없이 이건 그냥 어마어마한 적자라는걸 누구나 알 수 있다. 심지어 한달 4주니까 4를 곱해도 채 60만원이 되지 않는데 이렇게 벌꺼면 직장도 아니고 다른집 가서 파트타이머 하는게 훨씬 더 잘 버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주변 가게에서는 음식도 잘 나오는데데가 영업시간도 평일은 오후 4시면 문을 닫아버리니...

"자선사업 하느냐?"

"도대체 사장이 누구길래 이렇게 하느냐?"

"식당 취미로 하는거냐??"

하는 질문들을 쏟아내곤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잘 주고 잘 퍼주는거야 와 본 사람이나 알고 주변 사장님들이나 알지 전혀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거라고는 의자 없이 텅 빈 식당 뿐이니 들어가기 낯설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목을 끌 무언가를 생각해서 실행해야 하는지, 아니면 무슨 수단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도 방향도 정해져 있지 않은 채 뭐든 해 보는것만이 전부가 아닐까?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도대체 뭔짓을 해야 이슈가 되나.. 무슨 행동을 해야 홍보가 되나... 사람들이 서서 먹는다고 하는데 먹기는 하려나...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야 앉아서 먹고 싶으니 안먹는다 하고 여대니까 하이힐 신고 오면 불편해서 안 먹는다 하고 그런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운동화 신고 왔으면 먹을 수도 있고 종일 앉아서 답답하게 일하는 사무직이야 한달에 한번쯤은 서서 먹어도 그만일꺼고 맨날 먹으라는것도 아니고 한달에 한번 먹는데 그 한번 먹기를 서서 먹는 것쯤이야 하면 못 할것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골치를 썩고 있는데, 문장 구성이고 글 쓰기고 뭐고 자시고 이게 말이 되는 문장인지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뭔지 써지지도 않고 있다. 한말 또 하고 앞뒤 문맥 안맞고 어휴...... 작가는 이래서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보다)


그래서 일단 먼저 시작한게 인형탈 쓰고 식당 앞에서 쫀드기를 나눠주는 거였다. 그냥 나눠주는게 아니라 뒤에 쿠폰이 붙어있는데 3번 오면 1천원을 현금으로 준다고 적혀있기 때문에 솔깃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3번을 채우기 또한 쉬운게 아니라는것을 알기에 조금 더 오기 쉽게 하기 위해서 그냥 도장을 미리 2개씩 찍어 두었다. 그러면 언젠가 한번 오게되면 3번째니까 우동도 먹고 돈도 받고.. 뭐 그렇지 않을까?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거다. 내가 손님이라고 바꿔서 생각해 봐도 그냥 반반? 그 식당이 어떤 식당인지 검색해도 많이 뜨는것도 없고, 확실하게 가야 할 끌림거리가 있는것도 아니고 밖에서 보기에 사진은 어떻게 붙어는 있는데 그 구성이 어떻게 나오는지 잘 보고 생각해야 알지 가령 "제육볶음"처럼 기존의 통념으로 한방에 이미지화 시켜줄만한 뭣도 없기 때문에 머뭇 거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그 많은 고민들 속에서도 한가지 정말 위안이 되는것은 식당에서 같이 일 하는 친구들이 엄동설한(?)에 나와서 이 좁디 좁은 골목, 사람도 잘 안다니는 곳에서 똔듸기를 들고 같이 고생해 주고 있다는 것인데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잘 해주고 있다. 

(진짜 같이 일하는 친구들을 잘 만나긴 잘 만난듯 ㅋㅋㅋ 80명 지원자중에 공들여서 모신 보람이 있다는거!!)

앞으로도 이목을 끌기 위한 방법, 

새로생긴 낯선 식당을 가고 싶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모르니까 계속 미친짓(?)을 해 가면서 부딪치는거고 계속 하다보면 하나쯤은 얻어 걸리지 않을까?

어차피 스텐딩 식당이라는 남들 안하는 컨셉으로 시작된 식당인데

남들 안 하는 짓들 전부 해봐야 "미쳤다고 누가 밥을 서서먹어 ㅋㅋㅋㅋ" 라는 일부의 조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재밌겠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미친 짓(?)하면서 식당에서 일을 해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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