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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영 Dec 12. 2023

활화산은 휴화산으로 남을 수 없는가

엄마의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 있는 건


늦은 저녁시간이다. 이 시간이 되면 아들은 내일 학교에 가져갈 숙제를 마무리 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글을 다.  아이의 숙제를 봐 주고 이제 글을 쓰려는데 ...

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사회 시험을 쳤다며  "55점" 이라는 빨간 숫자가 적힌 시험지를 들고왔다.  


 집에서 매일 두장씩  문제집을 풀어보면서  부족한 과목을 복습하라 했건만.   55점이란 점수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점수가 분영하지만  나는  점수때문에  기분이 상하진 않았다. .


문제는 아들의 태도였다.   집에 와서도 학교에서 틀린 시험지를 고치기 보다   만화책을 읽으며 천하태평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그  모습은   눈에 게으른 소처럼 보일뿐이었다.


시간은  8시에서 9시를  향하고..

늦은  밤이 되니 나의 평온한 휴화산도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했. 총명했던 유치원 시절의 센스는  어디로 는지.  아들은 내일 학교에 가져갈 시험지의 답을 아직도 수정하않았다.  멀리서 재촉하는 내 목소리를 듣고서야  쭈뼛쭈뼛 방으로 오더니...  내일 학원에 들고 갈 수학숙제를  들고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오늘도 나의 활화산은 실행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엊그제부터 감기기운인지   컨디션도 좋지 않은데 아이까지  해야할 일 저렇게 미루고  있으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머리쪽으로 혈압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양 눈썹 사이에 누워있던 세로 주름이 기지개를 켜며  마침내 날카로운 고함소리와 함께 나의  활화산은  탑층을 뚫을 기세로  폭발했다.   



"사회를 못하면 열심히라도 해야지!   엄마아까전에 사회 시험지부터  수정하라고 했잖아!!  그러니깐 스스로 공부를 못하는 거야. 급한 일은 순서를 정하고, 시간이 없을 땐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지!  지금  밤 9시가 넘을  때까지 실컷 만화책이나 보고 놀더.   뭐하자거야 !     



그러자  아이는 인상을 쓰며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도 지금   읽고 있었잖아요.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했던건데.  됐어요.  엄마때문에 내 기분도 갑자기 나빠졌으니 이제 그냥  아무것도 안할래요.  그리고 담부턴 학교에서  시험쳐도 몇 점을 받았는엄마에겐 절대  말 안 할 거예!!"




"인간은 위험한 상황에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동물적인 생체반응을 보인다

곰에게 쫓기든. 직장에서 해고되든.
파티에서 춤을 추자는 요청을 받든
빗자루에 쫓기는 쥐의 반응과  유사한 반응을 한다.

심박수와 혈압의 증가, 가파른 호흡
동공확장, 소화불량 등..

긴급상황에 대응하고자
신체를 준비하라는 편도체의  지시는 크게
투쟁, 도주, 얼어붙기 3가지 대응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편도체를 중심으로 생기는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 될 때는
편도체가 뇌 기능의 모든 단계를 지배할 뿐
고차원의 사유과정을 근거로 하지 않는다


오직 , 감정만으로  의식을 제압하는 것이다"

ㅡ캐서린 피트먼 <불안할 땐 뇌과학> 책에서ㅡ

 


오늘도  이렇게  휴화산은  아무런 소득없이  활화산인 채로  자리를 지켰다.  다시 활화산에서 휴화산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바로 아이스 커피.   예전엔 힐링을 위해 커피를 마셨다지만 이제는 활화산을 멈추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엄마들이  아이스 커피를 찾는지도 모른다.  


추운 겨울에도. 감기기운이 있어도  사춘기 아들을 둔 엄마라면 얼죽아(얼어죽어도 아이스커피)를  사랑할 수밖에 . 우리도 언젠가는  따뜻한 커피향을 제대로  즐길 날이 올거라 기대하며...



"여기요 .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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