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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렌 리 May 03. 2016

인연이 지나고

추모시

인연이 지나는 중입니다.

- 세월호 참사(2014. 4.16) 2년이 지나며

인연

내게는 알 수 없는

해야지, 가고 또 가야하고.

의무감과 당위성에 얽매여 사는 우리.

나는 또 견디고 또 견디어

견디는 힘으로 버티는 힘으로

산다고 믿었었다.

있어야 할 곳에서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이탈과 열외란 낯설지 말입니다.

나를 따라 와,

너에게 길을 안내 한 곳이

죽음이련가, 삶이련가, 희망이련가.

내가 옳다고 여긴 것들이

맞다고 생각한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

도덕적 딜레마에 빠져 있을 때

누구는 불감증에 대해

격렬히 불만을 토로할 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주저앉고 싶어 졌을 때

지금을 버티는 힘은

너와 나,

그 인연의 끝에서

다시 그 인연을 이어가는 일이 아닐까.

우리가 타고 있는 배는 도착을 모르고

가고 있지 않습니까.

다시 출발선을 그읍시다.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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