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
인연이 지나는 중입니다.
- 세월호 참사(2014. 4.16) 2년이 지나며
인연
내게는 알 수 없는
해야지, 가고 또 가야하고.
의무감과 당위성에 얽매여 사는 우리.
나는 또 견디고 또 견디어
견디는 힘으로 버티는 힘으로
산다고 믿었었다.
있어야 할 곳에서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이탈과 열외란 낯설지 말입니다.
나를 따라 와,
너에게 길을 안내 한 곳이
죽음이련가, 삶이련가, 희망이련가.
내가 옳다고 여긴 것들이
맞다고 생각한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
도덕적 딜레마에 빠져 있을 때
누구는 불감증에 대해
격렬히 불만을 토로할 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주저앉고 싶어 졌을 때
지금을 버티는 힘은
너와 나,
그 인연의 끝에서
다시 그 인연을 이어가는 일이 아닐까.
우리가 타고 있는 배는 도착을 모르고
가고 있지 않습니까.
다시 출발선을 그읍시다.
함께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