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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이 Dec 14. 2017

완벽함과 설렁함,
그 중간의 짐싸기

Camino Frances


길을 걷는 내내 나 자신을 만나게 되지만, 
짐을 싸면서도 '나라는 인간'을 마주하게 되었다. 

카미노데산티아고

긴 시간 동안 먹고, 자고, 걸으며 이동해야 하는 도보여행을 떠나려고 하니, 구멍 없는 계획과 빠짐없는 짐싸기라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깨닫게 된다. 현지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완벽한 계획도 완전한 준비가 불가능해 보였다. 꼼꼼히 준비해 갔다고 생각했지만 현지에서 추가 물품을 구입하기도 했고, 버리기도 했다. 


날씨도 마찬가지다. 현지에서 앞뒤로 걷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을 체크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 길을 지나갈 땐 비가 하나도 오지 않았는데 폭우가 쏟아져 난리 났다던가 한창의 봄 날씨였던 그 산길엔 폭설이 내려 하얗게 변해있는 사진을 보고 부러워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자. 

내가 돌발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만큼의 경험치가 있는 사람인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성격의 사람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체력과 정신력이 튼튼한 사람인가. 



Thinking Positive


발 뒤꿈치가 다 까져서 절뚝거리며 걷던 폴란드 아저씨 앤디가 있었다. 네가 믿는 대로 세상은 바뀐다라고 thinking positive라고 외치던 아저씨다.  내가 아프지 않냐고 괜찮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믿으면 괜찮아진다면서, 양쪽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데고는 괜찮다 괜찮다고 중얼거리고는 했다. 

하지만 아저씨는 매일 밤 로버트에게 받은 진통제를 먹었더랬지.앤디와 헤어져 걷다가 발이 아픈 날엔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어!라고 앤디를 떠올리곤 웃었다. 그리운 앤디 아저씨. 

근데 그 아저씨 알고 보면  에베레스트 정상, 남극점을 다녀온 굉장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반전.  한마디로, 체력과 정신력이 빵빵 풀 게이지 충전의 경험치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낯선 곳으로 긴 시간 여행을 떠나기에 불안한 마음이 꼼꼼하고 완벽한 준비를 하게 만들지만 조금의 설렁함과 여유로운 마음도 함께 가져간다면 언제 어디서든 에브리씽 오케이다. 무엇보다, 언제나 웃으며 도움을 건네줄 길 위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겨울산티아고를 다녀왔기 때문에 겨울 짐싸기 기준이다. 


옷, 우비 장갑 등의 용품 (사진은 최종은 아니고 짐싸다가 찍은거라서 빠진것도 있고 추가된것도 있음)
침낭, 스틱, 무릎보호대, 전자제품, 배낭등의 용품
방수팩에 담은 각각의 짐들, 나중에 침낭은 잠옷이랑 같이 돌돌 말아서 방수팩에 넣어버렸다.




배낭 무게

몸무게의 1/10가 적정 무게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상적인 무게일 뿐 현실적으로는 힘들다. 

160센티 정도의 보통 여자 기준으로 배낭은 8킬로 이내가 적당하다.  걷는 동안 음식이나 물 때문에 무게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배낭 무게가 걸을 때 기준으로 10킬로 이상이면 두배로 힘들다. 장거리 도보여행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역시 두배로 힘들다. 그럼 도보여행이 처음이고 배낭이 10킬로 이상이면 네배즘 힘들어지려나? 


선택은 너의 몫이고,
그 결과를 감당해낼 수 있다면 괜찮다


나는 짐을 줄이고 줄였는데 더 이상 짐이 줄여지지 않는다고 걱정하고 있다면 그냥 가면 된다. 

대신 길 걷다가 버려도 될 정도로 저렴하고 애정이 없을 것들만 가져가라고 말하고 싶다. 프랑스길 첫날 피레네를 넘어 도착하는 론세스바에스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왜 그렇게 많이 버리고 가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은 나와 있다. 


나는 집을 나설 때 배낭 무게가 7.5킬로였다. 걸을 땐 먹는 것들 포함해서 9킬로즘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4킬로 배낭의 친구는 하루에 40킬로씩 20일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했고, 17킬로의 배낭의 3번째 카미노를 걷던 아저씨는 30일에 산티아고에 도착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30킬로의 배낭을 짊어진 친구는 37일 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각자의 체력, 성격, 길을 걷는 방식에 따라 무게는 본인의 선택대로 감당하면 되는 것. 그래서 결론은 정답이 없다. 메고 싶은 만큼, 멜 수 있는 만큼 가져가세요! 단, 끝까지 본인이 책임져야 합니다. 


TIP
규모가 있는 도시들엔 우체국이 있다. 구글 맵에서 Correos를 검색. 필요 없는 짐들이 많은데 버릴 수는 없다면 우체국을 들러라. paq peregino (순례자 우편물)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페레그리노라고만 이야기해도 알아들으시고 도움을 주셨다.  로그로뇨에서 산티아고까지 2킬로의 짐을 보냈는데 1-2만 원 돈을 냈다. 산티아고 대성당 근처 우체국으로 보내면 된다. 도착할 때까지 그곳 우체국에 짐을 보관한다. 


과일 가득 넣고 다녔던 빵빵한 내 배낭 아마도 9킬로즘?
겨울 카미노만 세번째라는 17킬로 배낭을 메고 다니던 알렉산드로(왼). 이미 한달째 걷고 있던 18킬로 베낭의 앤드류(오)
5킬로도 안되어보이던 조그만한 가방의 주인 벤은 숙소에 도착하면 이렇게 짐을 일렬로 정렬했다. 가방이 작아서 짐 찾기가 힘들어서 그런듯해보였다.
30킬로 배낭의 스물 갓 넘은 레너드, 배낭헤드에는 스피커가 있고, 배낭 뒤에 기타가 메달려있다. 



배낭 구입

배낭과 신발 준비에는 신경을 많이 쓰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같은 무게의 짐을 지더라도, 배낭이 편하냐에 따라 체감 무게는 다르다. 추천 배낭은 40-50리터의 오스프리, 그레고리, 도이터 등의 브랜드 제품들이다. 

오래된 배낭 회사라서 믿을만하고, 10만 원 초반에 구입할 수 있다. 40리터가 넘는 중형 배낭을 추천하는 이유는 힙벨트 때문이다. 힙벨트는 어깨에 몰리는 무게를 몸으로 분산시켜줘서 어깨 피로도를 줄여준다.

배낭 리터가 커질수록 두툼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40리터 이상의 배낭을 추천한다. 그리고, 중형 이상의 배낭은 대부분 사이즈가 있는데 등판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60센티의 사람과 180센티의 사람은 등판 길이가 다르니까, 그에 따라 같은 리터의 배낭이라도 등판 사이즈가 있는 것이다. 여성 전용으로 나오는 배낭도 있기 때문에 성별과 키에 따라서 사이즈를 선택하면 된다. 


TIP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편한 것은 바로 앞으로 멜 수 있는 보조가방! 
작은 크로스백에 지갑, 카메라 등의 중요물품을 넣고 다녔는데 길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 중엔 작은 배낭을 앞으로 메고 다니는 이들도 많이 있었다. 그게 편해 보여서, 아! 나도 다음엔 저렇게 다녀야지라고 생각했었다.  크로스백은 오래 메고 있으면 한쪽 어깨가 아파서, 앞으로 메는 가방이 균형감 있어 보였다. 짐도 꽤 들어가서, 걸으면서 가방을 벗고 짐을 주섬주섬 찾아서 뺄 필요가 없다.


오렌지 배낭 커버의 로버트(중)는 앞에 새끼캥거루를 달고있는것처럼 작은 보조배낭을 앞으로 메고 있어서, 음료수나 자주 꺼내쓰는것들을 넣어두고, 배낭은 쉴때만 내려두고 움직였다. 




비가 오는 건 괜찮은데, 
비바람이 옆에서 나를 때려대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로그로뇨를 떠나 부르고스까지의 그 비바람을 잊을 수가 없다. 비만 오면 괜찮은데, 바람이 정말 미친 듯 불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비! 눈! 바람! 에 대한 대비를 잘 해야 고생을 하지 않는다. 



비나 눈이 올 때

  1 판초우의      2 방수자켓      3 방수팬츠     4 방수모자     5 배낭커버      6 방수장갑      7 스패츠(게이터)


1. 판초우의 

배낭까지 뒤짚어쓰는 판초 혹은 재킷처럼 입는 형태의 우의가 있다. 판초는 바람이 많이 불면 펄럭거려서 귀찮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땐 판초 위로 벨트를 메기도 한다. 대신 판초가 아래로 바람이 들어와 통풍이  잘돼서 나는 판초를 선호한다. 판초든 재킷 형태든 결국 우의는 비닐이라서 입고 걷다 보면 비에 젖는 게 아니라 땀에 젖는다. 

따뜻하고 비 오는 날 더워서 판초를 입었다 벗었다 반복하는 나를 발견한다. 아 귀찮아. 속으로 생각하며  


2. 방수재킷

고어텍스 재킷이라고 하는데, 고어텍스는 원단의 이름을 일컫는 말이고 브랜다마다 여러 종류의 방수 소재 재킷들이 있다. 이런 원단들은 투습 기능이 있어서 비도 막아주지만 내부의 땀에 의한 습기를 배출해준다.  어떤 재킷들은 겨드랑이에 벤틸레이션 지퍼가 있어서 지퍼를 열어두고 움직일 수 있다. 


3. 방수 팬츠

비를 막아주는 방수 소재의 바지.보통 양쪽 옆에  지퍼가 허리에서 발목까지 끝까지 달려있어서 길위에서 바로 입을 수 있게 만들어져있다. 혹은 운행중에 지퍼를 열어두고 통풍을 시키기도 한다. 



4. 방수 모자

비를 막아주는 방수 소재의 챙 달린 모자가 많다. 끈이 보통 달려있어서 비바람에도 고정시켜 쓸 수 있다. 


5. 배낭 커버

비가 올 때 배낭 속 짐이 젖지 않기 위해 커버로 씌운다. 등산 배낭들 대부분 가장 하단에 들어가 있다.

중대형급으로 사이즈가 커지면 배낭 커버를 따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이건 배낭 살 때 상세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6. 방수장갑

추운 날 제일 견디기 힘든 것은 손, 발, 얼굴이다. 비를 계속 맞다 보면 손이 금방 시려지는데 이럴 때 필요한 게 방수장갑이다. 고어텍스 장갑으로 검색해보면 여러 종류의 장갑들이 있다. 


7. 스패츠 

게이터라고 불리기도 하는 방수 기능이 있는 발토시다. 비 오는 날, 진흙길을 걸을 때 유용하고, 신발안으로 돌멩이 같은 이물질이 들어오지 않게 막아준다. 



일반적으로는 방수 모자, 방수재킷, 스패츠, 배낭 커버를 많이 준비해서 온다. 

단, 비가 많이 올 때는 여기에 추가로 판초우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나는 판초우의, 방수재킷, 방수 팬츠를 준비해서 갔다. 모자는 재킷에 달려있으니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스패츠로는 비바람에 부족할 수도 있어서 방수 팬츠를 준비해서 갔다. 모자를 꼭 방수용이 아니라 햇빛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큰 챙모자를 많이 챙겨들 오는 것 같다. 


TIP
큰 도시 어디를 가든 '데카트론(Decathlon)'이라고 하는 스포츠용품 샵이 있다. 
혹은 시내 중심에 스포츠 용품 샵이 있으니 구글맵에서 검색으로 찾을 수 있다. 
나는 로그로뇨 알베르게 근처의 스포츠용품 샵에서 새 신발을 구입했다. 
만일 떠날 때 준비가 부족했다면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온날 길을 걷다보면 바지와 신발은 난장판이 되어있다. 방수팬츠라서 숙소도착해서 대충 물에 닦으면 세탁은 끝! 
판초우의에 방수팬츠 입고 메세타로 들어가던 날. 날이 춥지 않아서, 판초우의안에  티셔츠와 얇은 후리스자켓을 입고 있다. 



발에 심장이 달린 것처럼
잠자는 내내 쿵쿵거리며 욱신거렸다.


신발

애증의 발. 발. 발. 정말 밤에 자려고 누우면 발을 떼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발이 아파서 고생했다. 가죽 소재의 원래 겨울산에서 신던 가죽 소재의 딱딱한 중등산화를 가져갔는 게 문제였다. 초반엔 그나마 산길이었는데  메세타를 앞두고는 이 신발을 신고 평지를 계속 걷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었다. 


로그로뇨에서 10만 원 정도의 새 트레킹화를 사고 등산화는 산티아고로 보내버렸다. 다행히 새 신발을 신고 적응을 금방 했고 그 뒤로는 쌩쌩 잘 걸어 다녔다. 


방수

여름이라면 통풍이 잘되는 메시 소재의 트레킹화가 좋겠지만, 겨울이 우기라서, 비, 눈을 만나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방수가 되는 신발이 좋다. 


두꺼운 튼튼한 밑창 

장거리 트레킹에서 중요한 건 흔히 두껍고 튼튼한 밑창이라고 한다. 옳소. 그 밑창이 바닥의 충격을 흡수해주기 때문에 발에 피로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같이 길을 걷던 친구는 제법 두꺼워보이는 신발을 신고도 밑창이 부드러워서인지 자갈길에서 소리 질렀다. 자갈 알알이 발에 느껴진다고! 지압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힘들어했다. 


발목 있는 신발 (이건 사람 나름)

나는 발목이 좀 걷다 보면 시큰거려서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을 선호한다. 배낭 무게도 있고 장시간 걷기 때문에 발목 있는 신발을 추천한다. 새 신발을 샀다면 가기 전에 한 달 정도 미리 길을 들여놓는 게 좋다. 



사람들이 중등산화를 많이 신는 이유는 위에 해당되는 게 중등산화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요즘에 웬만한 트레킹화도 방수 기능이 있고, 밑창도 튼튼하게 잘 나온다. 


TIP
등산화를 살 때 사이즈는 한 사이즈 큰 걸로 사야 한다. 겨울에 쓸 등산화라면 양말이 두꺼워지기 때문에 더욱더 큰 사이즈로 구입해야 한다. 장시간 걷다 보면 발이 붓기도 하고, 내리막길에 신발이 딱 맞거나 작으면 발톱이 빠질 수도 있다. 자신이 신던 운동화보다 한 사이즈 정도 여유 있게 구입하면 된다. 


로그로뇨 도착하던 날 발이 너무 아파서 가지고 있던 크록스 샌달을 신고 10킬로를 걸었다. 결국 새신발을 샀다. 사진속 나는 크록스 샌달을 자랑중이다. 
오스트리아의 집에서 부터 77일째 걷고 있다던 요셉. 자켓에 가려서 안보이는데 중등산화를 가방에 메달고 발목이 없는 트레킹화를 신고 걷고 있다. 
인자한 파파스머프와 투덜이 스머프를 보는듯한 준비도, 성격도 정반대의 두사람. 

로버트는 바지를 양말에 넣고 다녔는데, 보통은 신발에 이물질이 들어갈까 봐 바지를 신발 밖으로 뺀다. 이게 신기해서 물었더니 날이 따뜻해서 발에 피로감을 덜고 통풍을 위해서 이렇게 다닌다고 했다. 로그로뇨에서 새 신발 사는 것을 결심하게 해 준 가장 큰 역할은 로버트였다. 니 신발이 딱딱한 가죽이라서, 발에 더 피로감을 주고 있다고, 신발을 바꾸라고 이야기해줬다. 그리고 신던 신발을 우체국으로 보내라고 조언해줬다. 순례길을 오기 전 동남아의 휴양지에서 왔다는 피터는 운동화에 면바지 차림이었다. 발이 아프다고 어찌나 투덜투덜 대는지, 아마도 산티아고까지 도착하진 못했으리라 우리는 모두 생각했다. 




침낭

알베르게는 대부분 라디에이터로 난방을 하고 있어서 실내라도  춥다. 그리고 겨울엔 사람이 붐비지가 않아서, 썰렁한 방에 두 사람이 자야 했을 때도 있었다. 자정 즈음엔 그마저도 꺼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새벽에 으슬으슬해져서 깬 적도 한두 번 있었다. 물론 잠자리에 누워서 추운 적은 없었지만 그건 다 침낭이 제 기능을 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베드 버그 때문에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이불이 없기 때문에(있어도 안 쓸 거 같지만)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침낭을 잘 준비해야 한다. 아웃도어 제품에서 작고, 가벼우면서 좋은 제품들은 다 돈이다. 

침낭 부피는 배낭의 1/4 이상 넘지 말아야 하고, 무게는 1.5킬로 이내의 3 계절용을 준비해야 한다. 아래는 보통의 일반 여성을 기준이라 내가 추위를 안 타고 몸에 열이 많다고 생각된다면 조금 더 얇고 덜 따뜻한 침낭을 골라도 된다는 이야기이다. 


소재

침낭의 소재는 합성 충전재 --> 덕다운 --> 구스다운이 있다. (  -> 순으로 가볍고 따뜻하고 비싸다 ) 

합성 충전재는 부피가 크고 무겁지만 세탁과 보관이 쉽다. 다운 제품들은 습기에 약해서 습기를 먹으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세탁과 보관이 불편한 대신 부피가 작고, 따뜻하고 가격이 비싸다! 


온도

침낭을 보다 보면 온도가 적어져 있는데,

쾌적(comport), 낮은 온도(lower limit), 극한 온도(extreme)
쾌적 온도 : 기분 좋은 상태로 수면할 수 있는 온도
제한 온도 : 웅크리고(추워서) 깨지않고 잘수있는 온도
극한 온도 :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을 피할 수 있는 최저온도


즉, 침낭을 고를 때는  쾌적 온도를 확인하고 선택해야 한다. 어떤 침낭들엔 극한온도만 적어져 있는데 그걸 보고 선택하게 되면 잠을 자는 게 아니라 하룻밤 살아남게 될 수도 있다. 겨울의 산티아고길을 위해서라면 쾌적온도가 최.소.10도 이하는 되어야 한다. 


무게

소재, 온도마다의 무게가 다 다르기때문에 하나를 찍을 수는 없고 500그램 이상  1.5킬로 이하의 침낭을 고르는 게 좋다. 500그램 이하는 소재가 무엇이든 추울 수 있다. 1.5킬로 이상의 침낭은 부피가 커져서 패킹이 힘들다. 


가격

5만 원 - 10만 원 / 합성 충전재의 부피가  큰, 큰 침낭, 덕다운의 부피가 큰 침낭 

10만 원 - 15만 원 / 적당한 사이즈의 덕다운 침낭, 작지만 좀 추울지도 모를 구스다운 침낭 

15만 원 이상 /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덕다운이나 구스다운 침낭 


쇼핑할 수 있는 루트는 많지만, 나는 주로 오땡땡몰을 이용한다. 그곳에 가면 위 가격대의 여러 침낭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TIP
충분히 따뜻한 침낭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가지고 간 옷을 껴입고 잘 수도 있지만
물통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안고 자는 방법을 추천한다. 뜨끈뜨끈합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침낭 속에 누워서 인터넷 삼매경인 나를 찍은 파브로의 사진
침대에 누우면 꼭 낙서가 이렇게 천장에 그려져 있다. 내 흔적 남기는건 만국공통.  
침대에 누워서 침낭속에 포옥 들어가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걸을 때 입는 옷 한 세트, 숙소에서 입을 옷 한 세트 이렇게 두 세트면 충분하다. 속옷도 양말도 2 세트면 충분하다. 알베르게에 도착해서 세탁기에 빨래, 건조까지 2-3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양말은 잘 안 말라서 잘 때 머리맡에 넣어두면 아침에 마른다. 


겨울에 온다고 두꺼운 패딩을 가져오는 것보다 얇은 옷 여러 개를 가져오는 게 더 낫다. 내가 걸을 때의 스페인 날씨가 겨울 치고는 따뜻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걷다 보면 더워져서 히트텍 가져왔던 친구는 버리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들판에 앉아서 쉬어야 할 때도 있지만, 중간중간 있는 바 카페 같은 데서 쉴 때가 많이 있어서, 너무 두꺼운 보온용품은 필요가 없다. 바지도 두꺼운 겨울옷을 가져올 필요 없고, 내의 한 장에 춘추용 바지를 입는 게 낫다. 


양말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당연하지만 잘 마르는 양말을 가져가야한다. 발이 뽀송뽀송한 상태가 잘 유지가 되어야 물집이 생기는걸 방지할 수 있다. 여러 소재의 기능성 양말이 있지만, 내가 제일 추천하는것은 울소재의 양말이다. 나는 울 소재의 얇은 발가락 양말과 두꺼운 울 양말 2개를 가져갔었고, 발가락 양말을 두꺼운 양말 속에 겹쳐 신었다. 그리고 쉴때는 가끔 신발을 벗어 양말에 신선한 바람을 넣어주자. 


TIP 1
면소재는 피하는 게 좋다. 겨울철 움직이면서 추울 때는 땀이 나고 나서 마를 때 체온을 뺏어가기 때문인데, 면소재의 제품들은 땀을 왕창 흡수하지만 잘 마르지 않아서, 추워지기도 하고 냄새도 난다. 유니 땡땡 기능성으로 나오는 제품들도 괜찮다. 혹은 이월 제품으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아웃도어 제품들도 많이 있다. 


TIP 2
겨울 트레킹 때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걸을 땐 약간 춥게 옷을 입고, 쉴 때는 따뜻하게 보온용품을 입어주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걸을 때  땀을 뻘뻘 흘리고서 쉴 때 옷을 벗고 쉬는데, 체온 유지를 위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한번 뺏긴 체온을 쉽게 복구가 되질 않는다. 야외에서 쉴 때는 그늘진 곳을 피해서 햇빛 아래에서 쉬는 게 좋다. 




두꺼운 패딩에 츄리닝 차림의 요르크(왼) 중절모 모자를 쓰고 길에서 만난 꽂을 모자에 꼽고서 매일 매일 즐겁게 길을 걷던 올리(오)
사진을 보면 여름같지만, 나는 이때 후리스를 입고 있었다. 어쨋튼 따뜻한 햇빛이 가득한 기분좋은 오후였다. 
큰 개와 함께 길을 걷던 짚시풍의 청년. 사진을 찍은날 길에서 헤어지게 되었다.저 친구는 가끔 길에서 맨발로 걷고 있더라. 
아일랜드에서 왔다는 두사람, 첫날엔 패딩을 입고 긴팔을 입고 다니더니, 뒷날 점심에 만났을땐 반팔을 입고 있더라. 



그 외

중요하지 않지만, 또 어쩌면 중요할지도 모르는 것들


스틱 

있으면 편하겠지만 없어도 무방하다. 나는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가져갔으나, 어쩔 땐 거추장스러웠다. 

처음 스틱을 사용하면 더 불편할 수도 있다. 


카메라 

요즘의 핸드폰 사진 잘 나온다. 엄청 큰  dslr 들고 다니시는 분 만났다. 별 탈 없이 잘 걸으셨다. 본인이 가져갈 수 있다면 가져오면 된다. 나는 똑딱이 카메라를 가져갔고, 보조배터리로 카메라를 충전했다.


보조배터리 

있다면 좋다. 충전 콘센트가 침대 근처에 없을 때도 많다. 혼자 길을 걸을 때 무료해서 음악을 듣거나, 지도를 봐야 할 상황에 핸드폰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면 불안 불안하다. 


지퍼백 

남은 빵을 포장해서 가거나, 젖지 말아야 할 여권이나 종이 등등을 넣어두기도 좋았고, 보조가방은 방수가 안돼서, 카메라 등의 전자제품도 지퍼백에 넣어두었다. 


헤드랜턴 

핸드폰 불빛으로도 괜찮다 싶으면 없어도 된다. 헤드랜턴은 두 손이 자유로워서 새벽에 나갈 때 짐을 쌀 때 유용하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거슬려서 잠자는 분들에게 민폐일 수 있으니 짐은 몽땅 한꺼번에 가져 나와서 밖에서 싸도록 하자

 

슬리퍼 

쪼리는 양말을 신고 신을 수가 없으니까, 크록스나 양말을 신은채 신을 수 있는 슬리퍼가 좋다. 샤워하고 나서도 필요하고, 발의 휴식을 위해서, 마을을 다닐 때도 필요하다. 그냥 슬리퍼도 있고, 얇고 가벼운 운동화를 가져온 사람도 있었다. 나는 털 달린 크록스샌들을 가져갔는데 다음에는 운동화를 가져갈 거 같다. 


샴푸린스 

올인원 제품을 가져갔다가, 머리가 엉키고 난장판이 되는 걸 참을 수가 없어서 팜플로나에서 샴푸린스 한통씩 샀다. 바디워시나 빨래는 샴푸로 이용했다. 


화장품 선크림 등등

마트나 약국 등에서 화장품 등을 살 수가 있다. 쓰던 것 가져와서 쓰고  필요한 건 현지에서 구입해서 쓰면 된다. 


스포츠타올

마이크포화이바 소재의 스포츠타올을 준비해오자, 한장이면 충분하니, 여러장 챙겨올 필요는 없다.

이런 류의 타올은 색이나 모양이 비슷할 수도 있으니, 모퉁이에다가 이름을 써두는것도 좋다. 


버프 혹은 넥워머 

추운날 얼굴을 보호해주며 헤어밴드가 되기도 하고, 더울땐 땀을 흡수해주기도 한다.  


세탁세제  

알베르게에서 구입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없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운 좋게도 같이 걷던 친구들 중에 한 명이 꼭 세제를 가지고 있는 덕분에 세탁했는데, 종이나 동전 형태로 나오는 제품들이 가벼워서 좋았던 것 같다. 한국에서 가져갈 거면 종이형태로 된 게 가벼워서 좋다. 3-4일에 한번 빨래를 한다고 생각하면 10번의 양을 가져가면 적당하다. 현지 마트에서 사게 되면 소량은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과 나눠서 써도 된다. 


무릎보호대 

나는 이미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길을 걷기 시작했기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걸었다. 무릎에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하고, 추운 날은 보온도 된다.


물집 예방 물품 : 바늘과 실, 밴드, 콤피드(스페인약국에서구입)

크게 부풀어 오른 물집들은 바늘, 실이 있으면 물집 양쪽 끝으로 실을 통과시켜놓고 잤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물이 다 빠져있고, 그 위에 반창고나 콤피드를 붙여두었다. 콤피드는 두툼한 실리콘 재질의 밴드인데 물집 위에 붙여두면 나아서 떨어진다. 


손톱깎이

한 달을 걷다 보면 희한하게 손발톱이 마구마구 자라고 있다. 두세 번 정도는 꼭 깎아야 했다. 나만 그랬나. 


의약품 

진통소염제는 두팩을 가져갔다. 무릎용으로 가져갔으나 발이 아파서 많이 먹었다.  감기몸살 약은 한팩을 가져갔는데, 몸이 힘든 날, 으슬으슬 추웠던 날 먹었다. 소화제, 지사제는 여행에서 사용해본 적이 없지만 혹시 모르니까 두 알씩만 가져갔고, 역시나 사용 안 했다. 


한국음식

스페인 음식이 입맛에 잘 맞아서 없어도 괜찮았다. 큰 도시마다 한국 라면을 살 수 있는  아시안 마트가 있다. 

나는 현지 라면 맛보는 재미에 이것저것 종류별로 먹어보았다. 가져간 한국음식은 고추장 튜브 2개, 삼계탕 티백 3개, 라면수프 3개 삼계탕 티팩은 유용하게 잘 사용해서 잘 먹었다. 닭은 어느 곳에 가도 있으니까, 마늘,  양파, 닭을 넣고 티백 넣고 삶기만 하면 된다는 것! 외국 친구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던 삼계탕, 고기를 다 먹고 쌀을 넣어서 아침엔 닭죽으로! 


헤어드라이기 

나는 꼭 필요했다! 다음에도 가져갈 테다! 머리숱이 보통사람의 2-3배쯤 된다. 

그래서 꼭 필요했던 헤어드라이기. 


귀마개 

이거 필수! 밤마다 울러 퍼지는 코골이 오케스트라 때문이다. 빛에 민감하다면 수면안대도 있으면 좋다. 



아래는 무게까지 적어둔 파일 첨부 

업로드를 위해서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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