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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HWA Jan 30. 2023

더 글로리와 하얀가루

연진아~

나긋하지만 단호하게, 어딘가 모르게 어두운 톤으로 

모두가 연진아를 외칠 때까지 나는 더 글로리를 보지 않고 버텼다. 


더글로리가 방영이 되고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어도 끝까지 볼까말까를 망설였다. 

연진아~ 외치는 그 나긋한 목소리를 이해하지 못하여 대화할 때 꽤 답답했지만 그래도 드라마를 보지 않으려고 끝까지 애썼다. 변호사 일을 하며 마주하는 학교폭력 사건, 마약 사건, 복잡한 인간관계를 작가님과 연출진분들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잘 풀었을 것이라고 짐작했기에, 스크린에서는 일의 연장선에서 무거운 사건들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나의 욕심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얼마나 무거운 현실을 더 글로리가 잘 담아냈을지 궁금한 나의 호기심을 이기지는 못했다. 나는 더 글로리 시즌 1을 연휴에 완주하였고, 제일 무섭고 어둡지만 그 어두운 실상이 아직 다 알려지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는 하얀가루, 마약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간 꽤 많은 마약사건을 접하고 실제로 사건의 중심인 혹은 사건에 휘말린 의뢰인들을 만나면서 이 세계는 꽤 복잡하고 생각보다 더 빠르게 변하고 진화한다는 것을 느꼈다. 


“펜타닐을 왜 요즘 이렇게 많이 해?”
“그게 제조가 쉽고 의사의 처방이 있으면 쉽게나가니까”
“아니 근데 그걸 왜 처방해줘? 마약이잖아”
“아니 그게 또 어쨌든 암환자들이나 고통이 너무 심한 사람들한테 쓰는 진통제의 기능이 있으니까, 시골 외곽지 이런 곳에서는 교통사고 처리 뭐 못했는데 너무 아프다고 막 그러면 처방전 써주기도 한대”
“그건 거의 방조 아냐?”
“유통과정에서 문제기도 하지”


그렇지만 너무나도 덮어놓고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기에 오히려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사회적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지지 않아, 더욱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가 된다고 생각되었다. 한국의 마약 관련 처벌법은 행위자만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매수자 보관자 운반자 등 관련이 있으면 엄벌하는 마약엄벌주의이다. 그렇지만 약은 동전의 앞뒤면과 같아서 의학적인 치료와 한 끗 차이로 존재한다.진통제만 하더라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해열 소염 진통제와 아픈 감도를 차단하여 통증을 억제 하는 마약성 진통제가 있다. 따라서 마약이라고 하여 무조건적 배척하거나 쉬쉬한다면 오히려 '적재적소'에 쓰임을 놓치고 음지에서 남용될 수 있고, 그 위에 마주하는 수면 위의 현상을 바로잡을 때는 너무 늦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위험하면 왜 위험한지, 어떻게 위험한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잘 알아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글은 의학 전공 isfj 동생과 법학 전공의 esfj 누나의 전공을 살린 대화에 기반하여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현상을 서술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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