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학원 6월 13일 종강을 하고 6월 19일 토요일 번개모임 제안하신 원우님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규칙을 지켜가며 윤동주문학관 답사가 진행된다. 중간고사 과제중 하나를 ‘서울문학답사’라는 주제로 수행했기에 직접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지라 그리고 야외라서 조심스럽게 다녀오고자 마음먹는다.
윤동주 시인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제일 사랑하는 시인이고 시를 잘 모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윤동주 시인의 시 ‘서시’는 거의 모두 알고 있다. 나도 암기하고 있는 몇 개 안 되는 시들 중에 ‘서시’가 있다.
이렇듯 사랑받는 시인이면서 대중화된 시가 윤동주의 <서시>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과제에 시달리던 지난 6월초에는 종강만 하면 여유가 생기고 시간이 넉넉할 줄 알았는데 일주일 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 되돌아보니 과제에 대한 중압감만 없어졌다 뿐이지 여전히 바쁘고 정신없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삶의 모든 부담이 없어지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짐 하나만 덜어내더라도 훨씬 가벼워지고 살아갈 만 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덜어낸 짐 그 자리에 그동안 못 만났던 사람과 전화하고 만나 커피한잔, 밥 한 끼로 채우고 있다.
윤동주 문학관 답사는 윤동주 시인이나 문학관 자체가 형편없어도 함께 하는 이들만으로도 좋은 시간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조금 모임의 의미를 더하고 더 값진 시간을 위해 윤동주 문학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문화콘텐츠연구에서 2018년 전윤경님의 문학관광자원으로 본 문학관의 활성화 방안 연구는 전주에 있는 최명희 문학관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을 비교하면서 문학관이 지역과 주변환경과 함께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 논문이다. 문학관 답사에 앞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전윤경 (2018). 문학관광자원으로 본 문학관의 활성화 방안 연구. 문화콘텐츠연구(13), 139-174에서 윤동주 문학관 부분을 발췌한 일부분이며 관광객이이라는 단어를 관람객으로 바꿔 소개한다.
서울시 종로구-윤동주 문학관
윤동주 문학관이 위치한 곳(서울시 종로구)은 윤동주가 학창시절 후배 정병욱과 함께 하숙하면서 자주 산책을 하며 시상을 다듬었다고 하는 인왕산 자락이다. 부암동의 최근 인기와 함께 주변에 환기미술관과 북한산 둘레길과 접하고 있어 방문객 또한 다양하다. 윤동주 문학관에서도 이러한 주변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양한 부암동과 인왕산, 그리고 북한산에 의해 지니고 있는 자연관광장소와 그 주변에 형성된 유명해진 카페들과의 연결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또 서울미술관과 대원군의 여름 별장으로 유명한 석파정 등은 이 장소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이어서 관광할 수 있는 장소로 적합하다.
그럼 먼저 윤동주 문학관의 입구부터 살펴보도록 한다. 윤동주 문학관의 입구는 간소한 모습이다. 입구에 왼쪽으로 보면 ‘시인의 언덕’산책로로 향하는 계단이 있고 오른쪽 벽면으로는 윤동주 시인의 시가 적혀있다. 사실 윤동주 문학관은 35년 동안 사용되었던 가로 11m, 세로 5m, 높이가 7.5인 청운수도 가압장을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윤동주 문학관은 이 공간의 의미에 대해 “가압장은 느려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 다시 힘차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세상사에 지쳐 타협하면서 비겁해지는 우리 영혼에 윤동주의 시는 아름다운 자극을 준다. 그리하여 영혼의 물길을 정비해 새롭게 흐르도록 만든다. 윤동주 문학관은 우리 영혼의 가압장이다”라며 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독자와 그 시대에 준 영향력과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또 이 장소는 윤동주 시인이 산책했던 공간에 있는 장소인 동시에 현실에서 물길을 힘차게 해주던 장소이며 동시에 우리의 영혼의 물줄기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는 장소 등의 장소에 대한 의미 또한 부여하고 있다.
두 번째로 윤동주 문학관의 전시구성에 대해 ‘전시 연출 총괄표’를 기반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표<아래)에서 드러나듯이 윤동주 문학관은 관람객에게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문학’을 사랑한 조선인이자 청년, ‘윤동주 시인’에게 주목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일본의 억압 및 폭력 속에서도 우리말로 ‘시’를 쓰고자 했던 인물인 ‘윤동주 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관광객의 감성을 이끌어낸다. 이를 기반으로 전시의 일관성이 유지된다. 윤동주 문학관은 시인의 삶의 족적 중 시인으로써 고뇌했던 삶에 초점을 맞춘 주제를 강조한 전시방식으로 관광객과 상호작용하는 전시를 기획하였다.
윤동주 문학관의 전시 구성과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관광객은 가장 먼저 영상매체를 통해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 중간마다 윤동주 시인의 시가 낭독이 되는데 시인이 삶에서 느꼈던 감정이 담긴 창작 시를 낭독함으로써 작가와의 연결성을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윤동주 시인이 일본유학을 결정하고 창씨개명을 했다는 설명이 나오면 그 뒤에는 그 당시 창작되었던 ‘참회록’이라는 시가 낭독되는 것이다. 이러한 영상의 구성은 이 시가 탄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 알고 있던 관광객에게는 더 큰 감명을 주고 원인을 모르고 있던 관광객에게는 새로운 발견과 함께 시에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다음으로 검은 색으로 이루어진 큰 직사각형의 박스 9개가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리고 박스의 중간에는 플라스틱 투명 유리로 된 직사각형 창이 있고 그 안에 윤동주 시인과 관련된 전시물이 전시되어있다. 9개의 박스마다 윤동주 시인의 생애에서 중요한 시기들이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순서대로 이어진다. 각 박스마다 제목이 적혀있는데 1) 시인의 고향 명동 2) 중학교시절 3) 대학교 시절 깊어지는 의심 4) 연희전문학교 졸업 5) 고뇌의 시간 6) 일본유학 7) 후쿠오카 감옥 8) 시인의 죽음 9) 시인, 별이 되다 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내부에는 각 주제마다 관련된 사진이나 육필원고, 편지 등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의 형식으로는 주로 육필원고나 편지 등과 같이 종이로 이루어진 전시물은 바닥 쪽에 자리하여 관광객이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사진과 같은 전시물의 경우는 벽 쪽으로 전시함으로써 관광객이 정면을 바라보면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각 시기마다의 윤동주 시인의 육필원고와 함께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사진들이 한 공간 안에 전시되어 관광객의 이해를 돕는다. 하나의 예를 살펴보면 6) 일본유학 시기에서 바닥면에는 <쉽게 씌어진 시> 육필원고가 있다. 그리고 벽면에는 세로로 아래부터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소풍모습과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시인이 마지막으로 고향을 방문하여 함께 찍은 모습,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캠퍼스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사실 윤동주 문학관의 전시장이 특별히 동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시관 중앙에 윤동주 시인 생가 옆 우물의 목판을 투명한 플라스틱 유리관 안에 둠으로써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전체 공간을 돌아서 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참고로 이 우물목관은 윤동주 시인의 ‘시’<자화상>의 배경이 된 곳이다. 사실 이 우물목관은 시인의 작품의 배경이 되었다는 설명만 있고 그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지 그리고 이 우물목관을 묘사한 단어가 있다면 어떤 단어인지 설명되어 있지 않다.
우물목관 너머에는 검은 색의 9개의 박스가 놓인 벽면의 왼쪽으로는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창이 있다. 그 공간에는 벽에는 왼쪽부터 윤동주 시인의 소장본 책 표지가 오른쪽으로는 윤동주 시인과 관련된 출판물의 표지가 벽에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긴 탁자 2개가 있고 그 안에 다른 전시물이 놓여있다. 왼쪽 탁자 안에는 윤동주 시인의 서명과 함께 각 책마다 윤동주 시인이 적었던 서명과 날짜가 표기되어 있는 종이가 있다. 또 오른쪽 탁자 안에는 윤동주 시인이 직접 다른 신문에서 자신의 작품이 수록된 부분을 스크랩한 종이가 놓여있다. 그 전시물 앞에는 의자가 놓여있어 바깥 풍경을 편히 앉아서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허버트가 말하는 사색의 공간으로 문학관에서 전달하려고 하는 작가의 작품과 교감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허버트(일반적인 문학 장소가 갖고 있는 조건과 특별한 문학 장소가 갖고 있는 조건을 비교함)는 문학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나 작가의 탄생지나 죽음을 맞이한 공간을 관람객이 방문하는 경우, 그 작가나 작품과 연관된 장소임을 관람객에게 정확하게 인지하게 하는 내용이 전시되어야함과 동시에 작가 혹은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서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1전시관의 감상이 끝나면 관광객은 3전시관으로 이동하는 2전시관의 통로를 지나야 한다. 관광객은 1전시관을 나갈 때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통로를 지나야 하며 무거운 철문을 열고 나가야만 한다. 그동안 흰색을 바탕에 둔 1전시관을 관람하면서 느꼈던 기분은 이 통로를 지나면서 다시 처음의 기분을 환기시킨다. 또 다음 전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심리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어떤 관광객의 경우, 윤동주 시인이 고문실로 끌려가는 기분, 어떤 이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고통의 무게를 실감했다고도 블로그에 감상평을 남기고 있다. 그렇듯 이 공간은 많은 관광객에게 다양한 상징적의미를 주는 공간임에 분명하다.
2전시실의 경우 특별한 전시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건축 자체가 주는 분위기와 위의 빈 공간으로 펼쳐지는 푸른 하늘, 즉 자연경관 그 자체가 곧 전시의 대상이다. 2전시관에서 관람색은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이 공간이 주는 현실적 느낌-연결통로를 그대로 지각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다. 또 다른 이는 1전시실에서 알게 된 윤동주 시인의 삶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이 공간을 바라볼 수 있다. 시인과의 일체감을 느끼기 위해 걸어가면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한 시인의 아픔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윤동주 문학관의 3전시실 공간은 2전시실과 연결되어 있어 그 관광객의 감정이 그대로 이어져 깊이 있게 발전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전에는 물탱크로 사용되었던 공간으로 전면이 회색으로 되어 있고 조명 또한 자연 조명으로 그 분위기가 엄숙하다. 물탱크로 사용되었던 공간이니까 사방은 직사각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이 감옥이거나 취조실일 수도 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이곳에서 윤동주 시인과 관련된 약 11분가량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영상의 내용은 처음 관광객이 입구에 들어와서 보았던 영상의 내용과 유사한 구성과 이야기로 진행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윤동주 시인의 생애를 접한 관광객에게 이 영상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효과를 준다. 이처럼 윤동주 문학관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의 전략적인 구성에 있다.
세 번째로 주변 환경 및 경관과의 연결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윤동주 문학관은 문학관의 뒤편으로‘시인의 언덕’이라는 이름의 산책길을 조성함으로써 윤동주 시인이 시상을 다듬기 위해 산책한 길을 탐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문학관 전시를 관람하고 난 후의 느낌을 안고 산책길을 걷게 함으로써 다시 한 번 윤동주 시인에 대해 생각하고 사유하도록 한다. 따라서 이 순간 현실 공간(산책길)과 가상공간(윤동주 시인이 걸었을 산책길)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세계에 존재한다. 이처럼 윤동주 시인의 생애를 소재로 하면서 공간의 역사와 연결시키고 작가와 연관되어 있는 주변 환경과 연결시키는 기획은 관람객의 지적, 심리적 만족을 함께 유도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 중간에는 쉬었다 갈 수 있는 카페가 있고 다시 나무로 된 계단을 올라가면 ‘시인의 언덕’으로 바로 향할 수 있다. 각 계단의 옆에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뒤를 돌아보면 인왕산이 보이는 경관을 볼 수 있다. 계속해서 가다보면 돌바닥을 지나 조성된 시멘트 길을 걸어 시인의 언덕으로 갈 수 있다. 다시 중간에는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서 감성문화콘서트가 열린다는 홍보물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큰 돌 위에 새겨져 있는 윤동주 시인의 시 <서시>가 있다. 관광객은 이곳에 잠시 머무르며 전시에서 느꼈던 감정을 다시 환기시키고 윤동주 시인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처럼 모든 서비스 공간이 윤동주 시인과 연결되어 있다. 이 또한 허버트가 특별한 문학관광 장소가 지녀야 할 특성을 지니고 있는 장소로 보인다.
즉 윤동주 문학관은 작가의 생애와 연결 지어 문학관으로 설정된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노스탤지어, 상징성 등을 함께 보여준 좋은 공간의 사례이다. 알려진 장소 그리고 서비스공간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애와 연결하여 스토리텔링 구성을 한 문학관인 동시에 문학적인 장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작품과 작가와의 연결성은 전달하는데 성공했지만 작품과 장소와의 연관성과 상징성을 전달하는 방식은 미흡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윤동주 문학관은 입구부터 관람객의 기대를 유도하며 작가의 삶과 관광객의 경험을 상호연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 전시실 별로 주제를 강화하고 참여와 향유방식을 각 공간의 특성에 맞게 구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람객은 윤동주 시인의 삶과 자신을 연결시키며 윤동주 시인의 삶과 교감한다. 또 인왕산과 무악재하늘다리와 같은 주변 환경이 이 장소만의 분위기를 유도하며 윤동주시인이 산책했다고 하는 길을 걸으면서 현실과 가상의 혼재공간을 경험하는 존재가 된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1전시실 내부에 있는 홍보물로 활용되고 있는 배너나 홍보물 기계는 다소 관광객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또 야외무대에서 개최되는 감성문화콘서트 또한 일회성이 강한 이벤트에 가깝다. 문학관이라는 명칭으로 설립된 공간이 이제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문학이자 윤동주 시인이었음을 잊지 않고 모든 행사의 기획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지역주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우선시 하는 문학관 운영이 많은데 프로그램 운영만이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전시하고 있는 작가에 대해 그리고 작품에 대해 깊은 감동을 줄 때 관광객은 그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게 되고 읽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다시 그 공간을 찾아가고 싶다는 동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만 보면 이것이 윤동주 문학관에서 하는 것인지 모두가 알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조금 더 윤동주 시인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교육이나 문학관의 분위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강화시키는 연계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검은색 글씨-전윤경 (2018). 문학관광자원으로 본 문학관의 활성화 방안 연구. 문화콘텐츠연구(13), 139-174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