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막는 두 개의 함정-두려움

두려움

by 서이든

두려움 — “이제 나는 완전히 혼자야”


이혼을 결심했을 때 또 다른 거대한 감정이 몰려왔다.

두려움.


그건 비난받을까 봐의 두려움이 아니었다. 그건 생존의 두려움이었다.

나는 한 번도 완전히 혼자 살아본 적이 없었다. 항상 누군가의 보호 아래 있었다.
어릴 땐 부모님,
결혼 후엔 남편.
혼자가 된다는 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세계로 떠나는 일이었다.

그 공포는 생각보다 실감 났다. ‘이제 정말 나 혼자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구나.’
두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지켜야 한다. 나는 그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때 떠오른 사람은 아빠였다. 늘 뒤에서 나를 지켜주던, 한 번도 나를 버리지 않았던 사람.

그분이 살아 계시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난 위로가 되었다.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부모가 살아 있다는 건, 세상 어딘가에 나를 위해 기도하는 보호막이 있다는 뜻이구나.”

물론 그 보호막 안에 머물 순 없었다. 이제는 내가 보호자가 되어야 했다.
아이들을 지켜야 했다. 그러려면 완전히 독립해야 했다. 그게 무서웠다.

하지만 두려움에도 함정이 있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왜 이렇게 두려운가?”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이건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두려운 거였다.

두려움은 위협이 아니라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통증이었다.

나는 그때 도로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도로 위, 공사장, 배달, 물류, 수많은 남자들이 추운 겨울에도 일하고 있었다. 그들도 가족을 부양할 것이다. 그들도 매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그날 나는 생각했다.

“나는 그들과 다르지 않다. 나도 같은 전선에서 싸우는 사람이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세상에 나만 특별히 힘든 게 아니었다. 나만 약한 게 아니었다.

일을 하면 된다. 일을 하며 버티면 된다. 그게 다였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
세상 모든 가장들의 동료였다.



감정의 함정을 알아차리면 길이 보인다


이혼을 결심한 사람에게 가장 큰 적은 상대 배우자가 아니다. 내 안의 죄책감과 두려움이다.

그 감정은 악한 것이 아니다. 그건 보호 본능이다.
다만, 그 안에 함정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죄책감이 우리를 묶을 때, 물어봐야 한다.

“이건 진짜 아이들을 위한 마음인가, 아니면 내가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인가?”


두려움이 우리를 덮칠 때, 되물어야 한다.
“이건 정말 불가능해서 무서운가, 아니면 내가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무서운가?”


이 질문들을 통과하면 이혼은 더 이상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통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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