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만의 글을 티 내지 않으려는 어느 게으른 작가로부터
지금까지 이런 날씨는 없었다.
이것은 겨울인가 봄인가.
따뜻해진 공기를 통해 봄의 설렘을 느끼다가도,
눈발을 보며 두꺼운 옷을 다시 꺼냅니다.
날씨에 따라 아직 활짝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사이,
2022년의 1분기가 저물어갑니다.
분기.
회사와 직장 생활에서 많이 접하는 단어.
1분기.
그중에서도 사업계획의 서막을 알리고 그 해의 기세를 점쳐보는 중요한 시기이죠.
개인적으로도 제일 좋아하는 시기입니다.
추운 겨울의 움츠림에서 봄의 기지개로 넘어오는 그 따뜻한 느낌이 너무 좋고요.
명절의 부담(?)도 내려놓고 추석까지 온전하게 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는 때입니다.
100일 만의 글
일곱 번째 사업 노트를 바꿔가며 빡빡해지는 스케줄을 다시 한번 정리합니다.
12월 말,
거의 한 달 가까운 격리 봉인해제 이후 여유를 만끽할 시간도 없이 금세 100여 일이 흘렀습니다.
주된 사업 영역인 프랜차이즈 산업 분야 속의 세계관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골목 창업 프랜차이즈 콘텐츠 광고부터 다양한 본사에 대한 코칭 및 강의.
기관과의 협업 커뮤니케이션, 하다못해 방송 출연까지.
감사한 일입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여전히 허당이기도 합니다.
몇 개의 약을 뜯어가며 몸 챙긴다고 난리를 피우면서도
거부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저녁 식사 약속도 늘어갑니다.
그렇게 헬스장 회원권 종료일이 타노스의 핑거스냅처럼 사라집니다.
프랜차이즈 에세이 발간, 자영업자 사장님 응원 커버송 도전, 프로필 촬영..
올해 시작과 함께 다짐했던 긴 호흡의 목표들을 아직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초조함을 갖거나 스스로에게 불만을 토로하지는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불만에게 제 시간을 허락하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이지요.
그래야 지금에 집중하고 당장 더 중요한 일들을 하면서 도전할 타이밍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흔 살의 시작과 함께 시작한 사업도 이제 3년 차입니다.
저 역시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사업가'라는 단어의 옷에 몸을 맞추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도 불구하고, 정말 힘들었던 사업 초반 시기에도 불구하고 저를 이끈 것은 '셀프 동기부여'였습니다.
말로만 프리 워커와 인디펜던트 워커가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지요.
어려운 상황에 집중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회사를 다닐 때는 책임감이라는 핑계로 쉽게 부정적 감정에 매몰되고는 했었는데, 이제는 그러한 컨트롤이 더 익숙해지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일이라는 것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그 시간에 차라리 무언가에 몰두하고 다른 일을 하며 털어내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훨씬 이롭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여러분의 1분기는 어떠셨나요?
매일, 매주, 매월에 익숙한 우리지만 '분기 단위로 끊어가며' 리뷰와 플랜을 세우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타이트하지 않은 일정이면서, 삶에 있어 더 소중하고 큰 목표를 관리하는데 적당한 일정입니다.
역으로 여러분들이 중요한 2022년 목표라고 한 뒤에 아직까지 건드리지 못했다면, 그건 정말 여러분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일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리뷰의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아직 미로 속에 있다고 생각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만큼 바쁘게 지내오셨다는 것이니까요.
또 아직 출구를 발견할 때의 기쁨을 누릴 순간이 남아있다는 것이니까요.
여러분의 2022년.
여전히 안녕하시지요?
절대 여러분의 2022년에 미리 답을 내리지 마세요.
오늘의 어려움으로 내일을 단정 짓지 마세요.
그렇게 좌절의 늪에 빠지기엔 아직 4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추운 날씨 속에 웅크리는 여러분이지만,
며칠 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벚꽃 속에 웃고 있을 여러분이니까요.
여러분의 1분기에게 토닥토닥해주세요.
그렇게 새로운 2분기를 맞이하시길 응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