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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비 Sep 26. 2016

아이들은 일곱 시가 되면 잠이 든다

흔히 네덜란드를 '여자와 어린이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네덜란드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에서 여러 차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위에 이제 막 육아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결혼을 하고 나서 자연스레 생긴 관심인지 나도 자연스레 육아 및 교육에 대해 관심이 생겨나곤 했는데,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확실히 한국과의 큰 차이가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들의 수면 시간.


얼마 전, 같은 동네에 사는 남편 직장 상사 내외의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두 분에게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세 아이가 있다. 각각 만 아홉 살, 여섯 살, 다섯 살. 퇴근시간 이후에 저녁 한 끼 하자는 제안에 따라 도착한 시간은 7시가 조금 넘은 때였는데, 인사를 나누고 잠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아이들이 잘 시간이라고 한다. 아직 여름이라 해가 채 지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들이 7시가 되면 아이들을 재우던 것은 학교 선생님의 지시(혹은 권유)가 있었기 때문. 학부모 상담 때 아이들을 주로 몇 시에 재우냐고 물은 뒤 7시를 넘기지 말라고 했던 것인데, 한창 어린 나이에는 잘 놀고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곳 사람들의 교육 방침이기 때문이다. 두 분 내외의 옆집에도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살고 있는데, 그 집 아이도 물론 7시가 되면 잠이 든다고.


물론 모든 네덜란드 학교 교육 과정이 아이들을 마냥 놀거나, 쉬거나, 자게만 두는 것은 아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오히려 한국보다 더 빡빡한 수업이 이뤄지기도 한단다. 하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은 아이들을 '때에 맞게' 가르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초등학생에게 학원 뺑뺑이를 시킨다거나, 미적분이나 코딩을 가르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곳의 어린아이들이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그네를 타고, 방방(트램폴린)을 타고, 낚시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조금은 이런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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