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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익 Jan 05. 2024

학자금 대출 상환 시점이 되었습니다.

아직 취업도, 창업도 못했는데


대학원 입학할 때 학자금 대출을 실행했는데, 36개월이라는 최장 거치기간이 끝나고 다음 달부터는 원금을 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공부할 때는 신나게 공부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서 학비를 갚아야 하는 날이 오니까 마음이 심란해졌다. 일하면서 갚을 계획이었는데, 나 아직 취업도, 창업도 못했다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매달 갚을 수 있는 여건이 될까? 자신이 없다.‘ 매달 쪼개서 내는 돈이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매달 일정한 수입이 없는 지금으로서는 고정비용이 늘어나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졌다. 나는 왜 이렇게 작은 규모로 살고 있는 거지?  대출 신청할 때만 해도, 36개월 뒤에는 그래도 일하면서 소득이 생기고 너끈히 갚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3년 동안 나는 왜 달라진 게 없냐

볼멘소리를 해봤자, 나만 상처받는다. ‘배운 거 다 어디다 쓸 거냐고, 왜 아직도 그러고 있냐고.’ 자책하는 소리에 또 다른 내가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내가 나한테 그러면 안 되잖아.’ 그런데 돈 버는 사람들은 돈을 벌 줄 아는데, 나만 돈을 벌 줄 모르는 사람 같다. 그동안 배운 것을 수익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 왔고, 안 그래도 올해는 정말 ’ 일‘ 다운 일을 하려고 했단 말이다. 그것도 용기가 왜 이리 많이 필요한 걸까. 자신이 없어서 미루게 된다. 이러다가, 계속 이렇게 살까 봐 겁난다.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경제적 독립이 절실해졌다.

경제적 독립, 자립하고 싶다. 내가 왜 돈을 벌 생각을 안 하고 있지? 10년 동안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이 둘 키우면서 아껴서 살고, 꼭 필요한 것만 하면서 사는 게 익숙해져서 그런가? 아니면 본인은 아끼고 아끼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아낌없던 우리 아빠 때문에 내가 이렇게도 생활력이 없나? 내가 못하는 것을 찾았다. 이거 잘 뛰어넘을 거다.


이제 인생 실전이다.

그동안은 아빠가 먹여 살려주셨고, 남편이 먹여 살려주었다. 이제는 내가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내가 공부하고 싶은 거 공부하려면, 아이들과 같이 여행 가려면, 맘껏 축하면서 살고 싶다면, 받은 은혜를 갚으며 살고 싶다면 이제는 내가 돈을 벌어야 한다. 일을 너무 하고 싶지만, 일에 체하고 싶지는 않은 여리고 여린 내가 인생 실전에서 구르고 굴러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말씀 묵상 본문인 출애굽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방향을 바꾸어서, 진격하라고 하신 말씀, 약속의 땅을 정복하라고 하시는 말씀이 새롭게 들린다. 돈 앞에서 작아지고, 돈 때문에 자유함이 없는 나에게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셨던 그때를 생각해 보라.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나를 향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광야에서 40년 순종과 믿음의 훈련을 통해 땅을 정복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나도 지금 그런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4년 어떤 반전을 써 내려갈까. 나 준비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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