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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익 May 03. 2024

상처 준 사람은 없는데 상처받는 사람만 있다.

관계가 깨어졌다.


관계가 깨어졌다. 각별하다면 각별했던 관계에서 벗어나서 그동안 우리 사이에 나눠진 것들은 무엇이었나 회의적인 마음으로 바라본다.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애석하다. 사람 관계도 한 치 앞을 모른다.



내가 돌봄의 에너지가 많은 상담사라고 해도, 사랑을 최상위 가치에 두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해도 상한 마음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이 상당히 불편한 지 오래되었다.



예의 없는 행동에 화가 났고, 선을 넘어버리고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는 것, 일일이 다 알려줘야 하는 것에 신물이 났다. 살피고, 풀어주고, 격려하고 내 마음을 무시한 채 그런 일들은 이제 그만하고 싶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처음부터 기대하게 하지 말았어야 했나. 다 이해할 것 같은 태도가 잘못되었던 걸까. 진실되지 않았던 걸까. 나는 네가 너무 힘들고 버겁다. 이 말을 할 수 없어 참고 돌아온 세월들. 그간 사랑으로 수고했던 시간들이 뭐였나 싶다.


내가 갈등을 포기해 버린 게 잘못인가. 갈등이 생기자마자 충격 먹고 몸 사리기에 들어간 게 잘못인가. 그냥 더 치고받았어야 했나 등등에 대한 생각들. 나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한편으로는 상대방에게서 나에 대한 적의를 보았을 때 나는 마음이 닫치고, 다친다. ‘네가 감히 나에게 이렇게 해?’, ‘이렇게 예의 없이 군다고?’, ’그럼 나도 너에게 마음을 주지 않을 거야.‘ 그런 생각이 들어 철수해 버린다.



상처 준 사람은 없는데, 상처받은 사람만 있다. 역지사지가 되지 않으면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한다. 상대방은 자기가 한 행동이 나에게 어떤 상처가 되었는지를 모른다. 그저 화가 나있을 뿐이다. 나도 역시 마찬가지로, 화가 나있지. 그가 왜 화났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이 안 되는 상태.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상대방을 원망하는 마음, 자신의 잘못은 모르고 타인에게 잘못을 다 전가해 버리는 행동이 너무 싫다고 했지만, 나 역시 지금 그런 상태다. 이 마음이 무겁고, 불편하다.



여전히 내 마음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 시간이 더 걸릴까? 우리가 예전처럼 될 수 있을까? 상처를 주고받은 사이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될까? 왠지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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