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심리상담센터 차리기
목요일에 아침에 기도하러 갔다가, 하나님께서 ”현진아, 내가 너한테 많은 것을 꿈꾸게 했고, 보여줬는데 뭐가 부족하니. “라고 묻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엉엉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하나님, 기드온 부르실 때 그가 의심했던 것처럼, 저도 딱 그 수준으로 밖에 기도할 수밖에 없어요. 제가 처음에 상담 공부 시작할 때도, 등 떠밀어 주셔서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해주세요. 지금 제 마음이 하나님이 주신 생각이고 마음이면 제 마음을 담대함과 평안으로 지켜주세요…”라고 기도하고 나왔다.
1. 장소 구하기
그날 그렇게 기도하고 나와서, 나의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했다. 부동산에 전화 걸어서 공간을 구하는 일을 시작해보려고 했다. 금요일에는 상가 1층 건물을 보았는데 1000/80 임대료가 너무 부담스럽고 비쌌다. 게다가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아도 도로변 아늑한 느낌이 들지 않아서 패스했다. 아파트 상가도 공실이 많은 곳, 활성화되지 않은 곳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딱 마음에 드는 곳이 없으니, 앞으로도 이렇게 발품을 여러 번 팔겠구나 했다. 그러고 나서 집에 와서 네이버 부동산을 살펴보는데, 나성동 아파트가 생각이 났다. 지난 6월 즘에 나왔던 곳인데, 주차장이며 뷰가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토요일 오전에 남편과 가보았다. 위치, 공간, 임대료도 나쁘지 않았다. 여러모로 마음에 쏙 들었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아리송하고 있었다. 옆단지 상가도 보여주셔서 다녀왔는데, 자꾸 처음에 봤던 그곳이 훨씬 더 낫다는 마음이 들었다. 심리상담센터가 아파트 상가에 있는 건 흔한 것 같진 않지만, 나는 책방& 서재, 공유공간으로서 주민들과 더불어 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아파트 상가에 둥지를 틀고 싶었다. 아주 오래전부터의 생각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고민하는데, 다른 데 더 안 가봐도 되나, 지금이 맞나? 남편하고 아리송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남편은 ‘오늘내일 중으로 결정하자.’라고 했다. 그리고 부동산에 전화해서 우리가 원하는 날짜, 조건을 이야기해서 그렇게 성사가 되면 계약하는 것이 주님의 뜻인 줄 알고 가자. 기도하고 갔다. 이게 기드온의 기도와 뭐가 다르단 말인가? 딱 그 수준으로 기도했다. 조금 뒤에 부동산에서 연락이 와서, 우리가 원한 조건을 맞춰주겠다고 하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래서 바로 계약금 보내고 계약이 성사되었다! 어안이 벙벙하지만, 기분이 좋았다.
결정이 끝난 뒤에 생각해 보니 알맞은 곳이란 마음이 더 든다. 예술의 전당 뷰도 좋고, 아파트 상가인 것도 좋고, 깨끗한 신축이라는 것도 좋고, 가격이 시작하는 데 있어서 덜 부담스럽고,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다. 하필 10주년 기념 푸꾸옥 가족여행 다녀오고 나서 딱히 무슨 생각이 더 들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시간이 뭔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결혼하고 10년이 되었을 때 나만의 공간, 가게, 사무실이 생기다니. 진짜 이제 일하는 사람이 되는구나. 정처 없이 떠돌이 생활을 그만해도 되는구나. 이런 생각에 설렜다. 이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