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by 단단

원가족이 겪는 어려운 상황을 보면서, 안타깝고 원망스러운 마음들, 혼란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나도 같이 우울해졌다가 다시금 살만해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족 구성원의 고통은 나에게도 고통을 야기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역시 시간이 약일까? 계속 고통에 있을 수는 없다. 또 적응해 나가기 시작한다.


나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 건, '가족이라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부터다.


이 상황에서 지혜를 모아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데서 무기력함이 더 크게 왔다. 내가 뭔가 해결하려고 힘을 주고 애쓸수록, 변하지 않는 현실에 더 크게 좌절했다. 내가 뭔가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너는 할 만큼 했어. 이제 너의 삶을 살아. 그만해도 된다.'라고 말해주는 것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내가 이 상황에 책임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하고 도울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있었던 게 아닐까. 수차례의 노력과 무기력을 반복하고 난 다음에, 이건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과정은 꽤 아팠다. 말처럼 간단치가 않았다.


가족이라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가족 당사자가 깨닫고, 변하기로 마음먹는 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 불확실함을 견디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뭘 하지 않아도 괜찮다. 네 책임이 아니다는 것을 계속되네이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 사이에 너무 상하지 않기를, 지나고 났을 때 깊은 상처가 되지 않기를, 그렇게밖에 반응하지 못한 나를 자책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원망의 마음에서 조금씩 연민의 마음으로 돌아온다. 가족의 사랑이 이 불확실함을 견디는데 동력이 되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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