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와 내담자의 관계
심리상담사가 내담자에게 마음을 많이 주는 것이 라포형성에 유리할까? 아니면 그저 비즈니스로 대하는 것이 적당한 거리여서 그게 안전하게 느껴질까?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뭐 둘 중 하나를 고르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래 만나고 있는 내담자들과 관계를 생각하고, 떠나간 내담자들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나를 보면서 내담자와 상담사의 적당한 거리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상담사로서 그들의 안녕을 바라고, 인간적으로 애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지만, 사람에게 지치고, 치이면 그 마저도 당연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기에 나에게 사람에 대한 애정을 발견할 때마다 내가 꽤 괜찮은 상담사가 된 것만 같다.
그러나, 내담자의 입장은 사뭇 다른 것일 수도 있다. 상담사의 따스함은 치유적인 것일지라도, 단호함 또한 필요할 때가 있다. 상담사의 인간적 특질에 따라 관계의 경계가 흐릿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상담사가 해야 할 이야기를 하지 못하거나, 또는 내담자가 상담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어떤 얘기들을 아주 감춰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게 치료적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상담사가 자기 경계를 잘 지킬수록, 관계의 적정한 선을 알아갈수록, 내담자는 건강한 관계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 치료적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는 어떤 걸까, 감을 익히려면 나도 많은 내담자를 경험해 보는 수밖에 없다. 결론은 한 사람이다. '이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전문적 개입은 무엇일까? 결국 이 사람을 깊게 생각하는 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