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멘트] 비투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언제나 꿈꾸는 건 반전 그룹이 되는 거다. 컴백할 때마다 '와, 비투비가 이런 콘셉트도 소화할 수 있구나'라는 반응을 얻고 싶다. 어떤 걸 기대해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완벽한 팀으로 거듭나고 싶은 게 우리 목표다.
(그룹 비투비, 2013년 9월 인터뷰中)
나의 학창 시절 아이돌은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이었다. 일상 구석구석에 해당 그룹의 멤버와 관련된 다양한 굿즈가 포진되어 있었고, 당시 또래 아이들 모두 그랬던 것처럼 -실질적인 관심 유무와 무관하게- 늘 그들의 엄청난 영향력에 강제로 노출되어 있었다. 그들의 인기는 실로 엄청났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스토리는 리얼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열정적으로 공식 팬클럽에 가입하거나, 적극적으로 누군가의 열혈팬을 자처했던 기억은 전무하다. 적당히 지루한 학창 시절을 보냈고, 대학에 갔고, 다행히 큰 문제없이 무사 졸업했다. 그리고 취업, 갑작스럽게 '연예부 기자'가 되어버렸다.
이 일을 하면서 (당연하지만) 여러 연예인을 마주했다. 특히 아이돌 그룹을, 아주 많이, 자주 만났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2PM, 비스트, 엠블랙, 포미닛, 씨스타, B1A4, 엑소, 방탄소년단, 뉴이스트, 인피니트, 빅스, AOA, 걸스데이, 갓세븐 등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요 담당을 했던 시기는, 대한민국에서 아마도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 그룹이 배출되었던 시기와 거의 완벽하게 맞물렸다. 덕분에 30대 안팎 즈음의 당시 내 삶은, 학창 시절보다 더욱 밀접하고 밀도 있게 아이돌 그룹으로 가득 채워졌다. 1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룹 인터뷰는,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다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니 자칫 거기에 휘말려 정신줄을 놓을 수도 있고, 멤버별 발언을 구분해 추후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작업 역시도 예삿일이 아니다. 특히 비투비 멤버들과의 인터뷰는 리얼리티나 서바이벌 예능을 찍는 듯한 생동감이 가득하다. 이미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오가며 자주 보았던 탓에 예열도 없이 인터뷰가 아주 활활 타오른다.(*tmi. 리더 서은광과 그 뒤로 YTN <엔터K>를 통해 진행자와 패널로 반갑게 재회하기도 했다.)
아이돌의 삶이, 그저 태생부터 아름답게 반짝이는 걸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 깊숙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찰나의 광채를 위해 부단히 애쓰는 멤버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그럴 때면 왠지 모를 안쓰러움 같은 것이 묻어날 때가 많다. 대부분의 아이돌 멤버들은 실제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양을 어마어마한 속도로 쏟아붓는다. 스스로의 삶을 통째로 걸어두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기분마저 어렴풋 전해진다.
누군가의 기대를 완전하게 충족시킨다는 것은, 결코 끝나지 않는 가혹한 미션과도 같다. 그러니 비투비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완벽한 팀으로 거듭나고 싶은 게 목표"라고 말하고, 그것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내달렸는지 알 것만 같다. 어느덧 7년을 넘어선 그들의 전력질주. 그것이 타인의 기대 충족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그 자체로 즐기고 행복한 것이 되었으면 한다. 아니, 벌써 이미 충분히 그러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