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 인간] #5. 퇴사는 옳고, 나는 만족한다
솔직히, 여전히 바쁘다.
퇴사 후 느릿한 삶을 추구한다고 거듭 말하고 있지만, 기한 내 마감해야 하는 일들이 겹치면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딱히 다른 방도가 없다. 그럼에도 달라진 것은 명확하게 존재한다. 1) 불필요한 회사 속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2) 일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언제나 제자리인 급여, 3) 무임승차하는 월급 루팡들과 작별할 수 있다. 열심히 한 만큼의 보상이 어떤 형태로든 따라오고, 반대로 실수하거나 잘못한 일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극히 합리적인 인생이다.
회사 안에서의 생활보다 생각할 것들이 부쩍 늘어나기도 한다. 싫든 좋든 '선택과 집중'이라는 표현을 절로 체감하게 된다. 말로만 들었던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실제로 웬만큼 가능하다. 요약하면, 대부분의 일이 능동적으로 이뤄진다- 정도일까. 아마도 알고 있겠지만, 가장 크나큰 불편을 꼽자면 월급이 주던 안정감이 영영 사라지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우리가 회사 생활을 과연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어차피 퇴사를 해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사용할 에너지가 남아있을 때 바깥으로 나와서 뭐라도 직접 부딪히며 회사 밖 경험을 습득하는 게 오히려 나은 것은 아닐까. 초반엔 분명 여러 가지로 힘들겠지만, 인간은 뭐든 잘 적응하는 동물이니깐.
퇴사하고 이제 1년을 가까스로 넘겼다. 1년 동안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과정은 당초 계획하거나 예상했던 것처럼 정직하게 흘러가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1년을 요약하면 '어떻게든 됐다'가 아닐까 싶다. 스트레스와, 고생 속에 축적된 회사 안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역시 바깥으로 나와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내게 퇴사는 옳았고, 지금의 상황이 만족스럽다.
언젠가 회사를 떠날 순간에 직면할 여러분, 부디 앞날에 아름다운 [회사 밖 인생]이 펼쳐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