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달 후면 이사를 간다. 새 아파트로 가는 이사라 이것저것 알아봐야 할 것이 많다. 내가 한 일은 사전점검, 새집증후군, 줄눈 업체를 정한 것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청소와 이사업체를 알아보고 가구배치를 생각해봐야 한다. 가구나 가전제품은 기존 걸 대부분 사용할 예정이다.
신혼 때 21평에 살면서 미니멀라이프를 한 경험이 있다. 지금의 집으로 이사하기 전 대대적으로 물건을 정리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비슷하게 해보려고 한다. 이삿짐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홀가분하게 옮기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버리는 중이다.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이 하나둘씩 비워지면 마음도 개운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물건이 적는 공간에서 살고 싶은 로망을 실현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은 책장에서 잘 보지 않는 육아서적 7권을 나눔 하고, 아이 문제집, 이전에 들었던 강의 프린트물을 버렸다. 작아진 내 옷과 아이 신발도 버렸다. 침대 옆에 놓고 쓰던 대나무로 만든 서랍장과 가죽이 벗겨진 책상의자, 어렸을 때 쓰던 유모차를 폐기물접수하였다. 잘 쓰지 않는 건식 자외선 족욕기도 당근에 등록하고 판매예약에 성공하였다. 이전에는 핸드폰을 하고 있었을 시간에 몸을 움직여서 작은 성과(?)를 낸 것이 뿌듯하였다. 아까워서 버릴까를 수십 번 고민한 물건은 역시 비우는 게 정답이다. 작은 물건들이 집에서 어느 정도 빠지니 제법 여백의 공간도 생기고, 답답했던 마음도 후련해지는 것 같다. 이사 전까지 최대한 많이 정리하고 비워야겠다.
요즘 아이의 학교등교를 혼자 가도록 유도하는 중이다. 하교 때는 아이친구 엄마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까지 올라가지 않고 집 가까운 쪽에서 혼자 기다리는 편이다. 덕분에 동네엄마들과의 스몰토크 기회가 없어 조금 심심하지만, 조용히 지내다가 이사를 가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이대로 지낼 것 같다. 아이가 친하고 자주 보았던 엄마 2명에게만 이사를 간다고 이야기를 하였고, 다른 분들께는 말하지 못했는데, 아마도 이사가 임박해서 간단하게 말하게 될 것 같다. 이 동네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에게 더 다가가지 못하는 감정이 생기는 것 같다. 이래서 시절인연이라고 하나보다. 이사를 하니 함께 했던 물건들도 사람들도 줄여나가고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고 한편으로는 서운하고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