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떤 노래 들어요, 어떤 가수 좋아해요? 물어보면 왜 특정한 대답을 몇 초 만에 내놓기가 힘이 든지, 누구를. 무엇을. 말해야 할지 갑자기 아무것도 모르는 수학 문제에 대해 선생님이 발표를 시킨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항상 듣고 있는 음악이 너무 좋아 하트를 해 놓고 캡처를 해 두고, 메모장이 닳을 정도로 적어 두고서 아, 누군가가 물어보면 꼭 이걸 말할 거야. 다짐까지 하고서는 정작 그 질문 앞에 더듬거리지조차 못해본다. 그리고 집에 와서 또 음악을 들으며 후회한다. 여백의 미를 둔 문장에서 뒷북을 치는 게 버릇이다.